자바리(제주 방언 다금바리)와 붉바리는 늘 형제처럼 붙어 다니는 비교 대상이었다. 같은 농어목 바리과에 속할 뿐 아니라, 두 어종의 서식지가 일부 겹치기 때문에(예 : 제주, 대마도 및 나가사키현) 여러모로 비교될 수밖에 없었던 것. 

자연산 어획량이 많지 않아서 가격이 비싸다는 점, 맛과 기품이 있는 고급 생선회란 점에서 미식가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어종이기도 하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한때 무용담에 가까울 만큼 희귀성과 상품성을 지닌 붉바리가 지금은 지속적인 치어방류 사업으로 개체수가 조금씩 늘고 있다는 점이다. 

고급 생선회의 대명사 붉바리를 비교적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이번 호에서는 붉바리에 관한 다양한 사실을 알아보도록 하자.

 

 

 

#. 붉바리에 대해서

표준명 : 붉바리(농어목 바리과)

방언 : 꽃능성어(고흥), 붉발.

영명 : Red spotted grouper

일명 : 키지하타(キジハタ)

전장 : 60m

분포 : 한반도 남해, 제주도, 동중국해, 일본, 대만

음식 : 회, 탕

제철 : 봄~여름(5~8월)


 

#. 특징과 생태

붉바리의 평균 몸길이는 40cm, 다 자랐을 때 성어는 60cm 정도로 다른 바리과 어류보다는 작은 편이다. 몸통에는 적갈색의 얼룩 무늬와 함께 붉은 반점이 산재해 있고, 등지느러미 가운데 아래에는 어두운 반점이 있는데 물 밖으로 꺼내어져 스트레스를 받거나 죽고 난 후 선도가 떨어지면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국내에서 붉바리가 가장 많이 어획되는 지역은 외나로도와 평도를 포함한 고흥 일대 앞바다이다. 

제주도는 오히려 자바리(제주 방언 다금바리)의 개체수가 많은 편이고, 고흥에는 지속적인 치어 방류 사업의 효과로 인해 붉바리가 많다. 서식 환경은 수심 50m 이하의 암반층이며, 수온이 많이 오르는 7~9월경 산란하며, 이때 가장 많이 잡힌다. 육식성으로 새우, 게, 작은 어류를 잡아 먹고, 밤에 활동력이 높다.

 


 

 

#. 고흥 외나로도는 국내 붉바리 최대 산지

 

책이나 지식백과에서는 붉바리 산지를 제주도로 기술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는 고흥 외나로도가 최대 산지다. 다만, 붉바리 자체가 워낙 귀하고 희귀어종이라 한창 때인 6~7월 경이라 해도 하루 위판량이 100kg가 될까 말까하다. 

 

주말보다는 평일 가격이 저렴하며, 경매로 낙찰된 가격이 kg당 4만 원선. 물론, 전량 자연산이기 때문에 그날 잡히는 어획량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지만, 대략적인 가격은 3~4만 원 선이며, 일반 소비자에게는 약 2~2.5배 정도의 차익을 남기고 판매되는 식이다. 

그나마 붉바리가 많이 잡히는 시즌이라 약간 저렴해질 뿐, 겨울에는 어획이 잘 안 될 뿐더러 어쩌다 한두 마리 잡히면 부르는 게 값이다. 그보다 남쪽인 제주도는 붉바리 개체 수가 많지 않아서 kg당 23만원(반찬 포함) 혹은 그 이상에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 붉바리와 능성어, 자바리의 관계 

국내 어류대도감에서는 붉바리와 능성어, 자바리의 차이를 확연하게 구분하고 있다. 물론, 이를 취급하는 상인과 어부도 구분해서 취급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부르는 명칭은 지역마다 상이해 혼란의 여지가 있는 만큼 이 참에 정리해 둘 필요가 보인다. 
 

1) 붉바리

고흥, 여수, 외나로도에서는 붉바리를 꽃능성어 또는 능성어라 불리는 경향이 있으며, 제주도에서 일부 상인이 구문쟁이로 부르기도 한다.

 

 

 

2) 능성어

제주에서는 통상 구문쟁이로 불리는데 문제는 거문도에서 이 어종을 다금바리로 부르고 있어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한때 능성어를 다금바리로 판매하다 적발된 사례가 많았고, 다금바리를 이용한 상술이 문제되었는데 거문도의 경우는 상술의 의도라기보다는 원래 그렇게 불러왔기 때문에 지금도 횟집 메뉴와 수산 쇼핑몰에서는 다금바리란 이름을 당당하게 올리고 판매되는 실정이다.

 

 

 

3) 자바리

제주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어종을 다금바리라 불렀다. 도감상에 기술된 표준명 다금바리가 따로 있으나 국내에서는 어획량 뿐 아니라 유통량이 전무할 만큼 극소량이기 때문에 표준명 다금바리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자바리는 가끔 동해 왕돌초와 거제 및 통영 앞바다 정치망에 잡혀 화제가 되곤 했으나 고흥 앞바다는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고, 서식지 환경 때문인지 개체 수가 적다. 결과적으로 제주도에는 자바리가, 고흥 앞바다에는 붉바리가 많이 서식하는 편이다.

 

 

 

 

#. 붉바리와 낚시

사실 붉바리의 자원량은 상업 낚시 대상어로 삼을 만큼은 아니다. 제주도에서는 참돔 타이라바에 가끔 걸려들고, 평도나 거문도권 갯바위 낚시 중 손님 고기로 잡힐 뿐이다. 

그러다 보니 붉바리를 주 대상어로 삼아 출조하는 경우는 드물다. 다만, 5월부터 9월 사이는 고흥 외나로도 인근 해역에 민어 잡이가 성행하는데 이때의 민어 잡이는 주낙이며, 5인승 소형 선박으로 노리는 민어 외수질 낚시에서 붉바리가 간간이 걸려든다. 

입이 커서 농어 바늘에 살아있는 흰다리새우(양식)가 잘 듣는다. 

한여름 수온이 높아도 바닥에서 잘 뜨지 않는 습성이기 때문에 바닥을 찍고 릴 한두 바퀴 감아 올린 지점에서 고패질로 유혹하는 것은 민어를 노리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나라보다 붉바리 자원이 많은 일본 나가사키 현 특히, 대마도 북부에서는 인치쿠 게임을 통해 붉바리, 능성어를 비롯한 바리과 어류를 노린 낚시가 종종 성행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붉바리는 자바리와 견줄 만큼의 가치와 가격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 붉바리의 식용

 

붉바리는 자바리(제주 다금바리)와 함께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귀품 있는 흰살생선회다. 

언젠가는 붉바리도 양식이 되어 상용화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자연산에만 의존하면서 어쩌다 잡히는 귀물로 취급되다 보니, 자바리보다 더 귀한 제주도에서는 그 몸값이 자바리보다 소폭 높고, 상대적으로 흔하다고 여겨지는 고흥 지역에서는 kg당 8~10만 원선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다만, 이것이 서울 및 수도권의 고급 일식집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언제 잡혀 들어올지 모를 횟감이기에 단골이 미리 예약한 경우가 많고, 돌돔보다 조금 더 비싼 수준인 kg당 15~20만원을 호가하기에 서민이 접하기에도 부담스러운 횟감이다. 

가격이 비싸고 귀하니 활용되는 음식도 매우 제한적이다. 보통 붉바리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회와 탕(맑은탕), 초밥 정도이며, 일본에서는 간장 조림과 나베(전골)에도 이용되는 정도다. 

어쩌다 낚시 중 한 마리 건져 올리면, 즉석에서 썰어 먹는 맛에 한껏 기분을 낼 수도 있지만, 사실 붉바리란 횟감은 그 명성만큼 엄청난 맛을 낼 정도는 아니고, 더욱이 숙성했을 때 차진 식감과 특유의 감칠맛이 도드라져서 활어회로 큰 기대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