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입문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대상어가 있다면 단연 전갱이와 고등어다. 낚시 방법이 어렵지 않으며 탈탈거리는 손맛까지, 여기에 현장에서 회를 칠 수만 있다면 어디서도 쉬이 먹기 힘든 활전갱이 회도 맛볼 수 있다. 

이따금 손가락만 한 치어들에게 미끼를 강탈 당해 전문꾼에게는 천대받는 어종이지만, 30cm가 넘어가는 대전갱이는 여름에 맛이 떨어지는 감성돔과는 절대 바꿀 수 없는 귀물이다.

얼마 전, 마트에 갔더니 굵직한 전갱이 한 마리가 9천 원에 팔고 있었다. 우리 낚시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낚아 먹는 전갱이가 서울에서는 그렇게 비싸게 팔릴 정도이니 그간 고등어의 인기에 밀려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 전갱이가 이 정도면 제법 고급 어종으로서 인식을 갖춘 게 아닐까 싶다. 

이런 전갱이는 몇 마리만 낚아도 그날 일당은 뽑는다. 특별히 팔기 위해 낚는 것은 아니지만, 대전갱이 몇 마리만 가져가도 집에서 사랑받는 밥 반찬이자 술안주다. 특히, 깊어가는 가을이라면 덩달아 전갱이 씨알도 굵어질 테니 한번쯤 알아 둘 필요는 있겠다.


 

 

 

 

# 시즌과 특징

 

전갱이 낚시는 특별한 기교나 테크닉을 필요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잘 준비된 자가 많이 낚는 법. 간혹 전갱이가 올라오는 도중에 고등어가 섞여 올라와 재미를 더하는데 이 두 어종은 습성이 엇비슷하고 단순해 낚기가 쉽다. 

공통점이라 하면 빛을 좋아하며 군집을 형성해 회유한다는 점. 그래서 한 마리가 낚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멈출 수 없는 손맛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낚시를 하게 된다는 것도 입문자에게는 낚시의 재미를 붙일 수 있는 매력일 듯하다.

하지만 그렇게 쏟아지던 입질도 언제 끊어질지 모른다. 낚을 수 있을 때 최대한 집중해서 낚아야 하는 것도 전갱이 낚시의 특징이다. 

내 경험에 비추었을 때 전갱이와 고등어의 입질 수심층은 미묘하게나마 차이가 있었다. 고등어는 상황에 따라 중상층에서 하층까지 유영층의 변화가 크지만, 전갱이는 표층으로 부상할 때도 있지만 바닥층에서 입질하기도 하며, 그 변화의 폭이 단 시간내로 바뀌진 않는 듯하였다. 이 외에 공통점은 아래와 같다.

 

- 고등어나 전갱이 모두 수심 1~5m 사이를 회유할 때가 많다는 점. 

- 밀물에 강세를 보인다는 점.

- 중썰물에서 간조의 정조 시간까지는 입질 빈도수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 

- 만조의 정조시간에도(조류가 멈출 때) 입질 빈도수가 떨어진다는 점.

- 밀물이 한참 진행 중일 때 폭발적인 입질이 이어진다는 점. 

- 해뜨기 전 두 시간, 해지고 난 뒤 두 시간에 입질이 왕성하다는 점.

 

전갱이 시즌은 5월경부터 시작이다. 다만, 이 시기는 수온이 불안정해 갯바위 가까이 붙지 않아.먼바다 선상낚시를 한다. 그 지역은 경남 홍도, 부산, 포항 등 남해 동부권  일대에서만 낚이며 시즌 초반이다보니 씨알은 굵다. 

그러다 6월에 수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 전갱이 무리는 내만으로 입성한다. 이때부터 11월까지는 갯바위, 방파제 할 것 없이 잡히며, 낮보다 밤에 조과가 좋은 편이다. 

특히, 야영 낚시가 성행하는 7~10월은 조금만 집중해서 낚으면 50리터짜리 쿨러를 가득 채울 정도로 입질이 왕성하다. 이때 잡히는 씨알은 25~35cm가 주종이며 늦가을로 갈수록 마릿수는 떨어지지만, 씨알이 더 굵어진다. (11월 거제권에서 낚이는 전갱이는 50cm도 본 적 있었다.)

10~11월에는 마릿수가 떨어지는 대신 씨알이 커지는 현상을 보인다. 이때는 갯바위에서도 40cm가 넘는 전갱이가 잡혀 꾼을 놀래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때는 전갱이만 노리는 낚시보다는 감성돔 낚시에서 손님 고기로 올라로는 부차적인 대상어종일 때가 많다. 

12월 찬바람이 불고 겨울이 시작되면서 전갱이 낚시 시즌은 마감된다.

 


 

 

# 전갱이가 낚이는 지역과 포인트

 

전갱이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수온은 20도 전후로 20도가 훌쩍 넘어가야 먹이활동을 활발히 한다. 지도를 보면 쿠로시오 해류가 받치는 해역을 따라 들어옴을 알 수 있는데 시즌 역시 5월에서 9월까지 이어지는 벵에돔 시즌과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다.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지역은 부산, 울산, 거제 등 남해 동부권이며 점차 여수 금오열도로 확대된다. 그러니 남해 동부권이 주요 산지가 되며, 고흥과 완도쪽으로 갈수록 빈도는 떨어진다. 

같은 남해라도 고흥, 완도, 진도, 목포 쪽은 전갱이 낚시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벵에돔과 닮았다. 

반면, 고등어는 가을이 되면서 해류의 지류를 따라 북상하므로 서해나 동해에서도 낚시가 이뤄진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전갱이는 고등어보다 회유폭이 적으며 고염분, 고수온을 좋아하는 어종으로 봐도 될 것이다.


 

 

 

방파제 포인트는 외항의 테트라포드와 내항의 석축 모두 좋지만, 그래도 제일의 포인트는 등대가 있는 끝 부분이다. 다만, 밤낚시를 할 때는 테트라포드가 매우 위험하므로 내항이나 일자 콘크리트에서 하기를 권한다. 

때는 7년 전, 추자도로 2박 3일 낚시를 갔을 때였다. 갯바위 낚시를 마치고 민박집에서 저녁을 먹고 나니 시간이 남았다. 조금만 걸어가면 방파제라 짬내어 갔다. 낚시할 수 있는 시간은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마침 이때가 만조와 겹치는 바람에 혹시나 있을 지모를 슈퍼 전갱이를 노리고 갔다. 그리고 예상은 적중했다. 

현장에 도착하니 밀물이 한창 진행 중이었고 채비를 담그자마자 30~35cm급의 전갱이가 물고 늘어졌다. 그렇게 열댓 마리를 낚아 민박집으로 가져오자 그곳에 있던 낚시 손님과 민박집 주인이 무척 놀랐던 기억이 있었다. 사실 추자도니까 이 정도는 당연히 잡히는 줄 알았는데 배타고 갯바위 낚시만 하던 손님 입장에서는 “방파제에서 이런 게 다 나오느냐?”고 하더라. 그러니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갯바위는 홈통도 좋고 곳부리도 좋은데 아주 큰 홈통, 그러니까 '만'을 형성하는 곳은 전갱이 포인트로서 매력이 떨어진다. 전갱이도 엄연히 회유성 어종이므로 조류 소통이 좋아야 함은 기본이다. 

다만, 밤낚시의 예외적인 상황은 있을 수 있다. 뜻밖에 조류 소통이 없는 고인 물에서 곧잘 낚인 걸 보면 낚시란 게 정답은 없구나란 걸 새삼 느끼지만, 그래도 전갱이 낚시를 함에 있어서 포인트 선정의 기본은 조류 소통이 좋은 곳을 첫 선으로 꼽으며, 직벽형 갯바위면 더 좋다. 대표적인 명소는 매물도, 가덕도, 거제 지심도 등이 있다.

좌대 낚시도 전갱이 낚시 포인트로 훌륭하다. 좌대낚시는 통영, 욕지도, 거제도 부근에 한정해서인데 (서해에서는 전갱이가 서식하지 않는다.) 가장 좋은 곳은 욕지권 좌대낚시이며, 거제도 좌대는 업소에 따라(지리적인 차이에 따라) 전갱이가 되는 곳이 있고 아예 안 되는 곳도 있으니 사전에 조황을 꼭 참고해 가도록 하자. 

전갱이는 마릿수가 가장 큰 매력이지만, 동시에 손질의 압박이 큰 어종이기도 하다. 다만, 좌대낚시는 손질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니 부지런히 손질해 쿨러에 넣어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전갱이 낚시에서 미끼와 밑밥

밑밥 구성은 반나절 낚시 기준으로 크릴 4장에 파우더 1~2봉이면 충분하다. 파우더는 비중이 가벼운 벵에돔 파우다가 좋고 요즘 출시되고 있는 생활낚시 전용 파우다를 쓰는 것도 괜찮다. 밑밥용 크릴은 벵에돔 낚시와 마찬가지로 작은 게 유리하다. 알 곤쟁이면 더 좋다. 

미끼는 백크릴을 넉넉히 준비한다. 다만, 벵에돔 용 백크릴이 아닌 감성돔 용 백크릴을 써야 한다. 전갱이 낚시에서는 크릴이 커야 유리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야영 낚시를 한다면 백크릴의 반으로 잘라 쿨러에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것을 권한다.


 

 

 

 

# 전갱이 낚시 방법과 채비

 

전갱이 채비는 집어등을 이용한 맥낚시, 카트 채비를 이용한 다단계 조법 등 다양하지만, 내가 주로 활용하는 것은 릴 찌낚시이다.  여기서도 두 가지로 나뉜다. 

 

전갱이의 먹성이 활발하다면 → 상층부터 훑는 전유동 채비가 유리

전갱이의 먹성이 둔화했다면 → 일정 수심층까지 미끼를 빨리 내릴 수 있는 반유동 채비가 유리

전갱이의 먹성, 다시 말해 활성도는 물때, 시간대와 관련 있다. 특별히 선상낚시가 아니라면 방파제, 갯바위에서 전갱이 낚시는 한낮이 매우 불리하니 저녁과 밤사이, 또 새벽과 아침 사이를 노려보자. 이때 들물 시간과 만조가 겹쳐 있으면 금상첨화다.


1) 23:00시에 만조인 날

2) 23:00시에 간조인 날

예를 들어 위의 두 가지 물때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전갱이 낚시는 단연 1)번인 날을 골라서 출조하는 게 유리하다. 밤 10~12시가 만조인 날은 오후 4~5시가 간조이며 이때부터 밀물이 시작된다. 

입질이 집중되는 해 질 녘에 밀물이 겹치므로 해 질 녘까진 벵에돔이나 감성돔을 밤이 되면 전갱이 조과를 기대해도 좋은 날이 된다. 일단 전갱이가 포인트 내로 입성하면 활성도가 좋을 경우 수면까지 떠서 물기도 한다. 이때는 특별히 밑밥을 치지 않아도 입질받지만, 전갱이 군집을 묶어두기 위해서는 소량씩 꾸준히 품질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활성도가 좋은 날은 미끼가 수면에 착수되고 10초면 입질 받기에 충분하다. 이때는 제로 전자찌에 봉돌을 달지 않고 벵에돔 낚시하듯이 흘리면 입질이 들어온다. 조류의 세기에 따라 g5~g2까지 좁쌀 봉돌을 가감해서 채비를 중층까지 내려주는 게 관건이다.

 


 

 

# 전갱이 입질 유형과 챔질 타이밍

입질 유형은 찌가 빠르게 입수되며, 먹성이 좋은 날에는 원줄도 쫙 끌고 갈 정도로 시원한 입질을 보인다. 이때는 챔질 타이밍을 잴 필요없이 반응이 오는 대로 곧바로 채면 된다. 

하지만 물때가 한풀 꺾이거나(특히, 만조가 되어 조류가 멈출 때) 썰물로 돌아서면서 수위가 조금씩 낮아지면 전갱이 입질도 덩달아 소강상태이거나 혹은 유영층이 깊어지는 현상을 보인다. 이때는 입질도 예민해 챔질 시 바늘이 벗겨지기도 한다.

유영층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가벼운 채비는 시간적인 손실을 주므로, 반유동으로 전환해 공략 수심을 설정해야 효율적인 마릿수를 거둘 수 있다. 이때 어신 유형은 반유동이다 보니 시원하게 가져가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찌가 깜빡이고 수면에서 한 뼘 정도 내려가다가 도로 올라오기도 한다. 

어떨 때는 입질이 너무 예민해 크릴 만 살짝 빼 먹기도 한다. 이때는 뒷줄을 살며시 잡아당겨 본신을 유도한 뒤 챔질해야 확실히 제물걸림이 된다. 

 

# 전갱이 낚시는 목줄을 짧게, 바늘은 큰 것을 써야 유리

전갱이 낚시에서 목줄 채비는 짧을수록 유리하다. 감성돔, 벵에돔처럼 4m씩 쓸 이유는 없다. 2m면 충분하다. 바늘은 감성돔 바늘 5호면 적당하다. 활성도가 좋으면 이것도 삼키고 올라올 때가 있다. 

활성도가 좋을 때 참돔 12호 바늘을 사용하면 턱 언저리에 걸려와 뒤처리가 편리하다가도 입질이 예민해지면 벗겨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재빨리 감성돔 바늘 5~6호로 바꾸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그렇게 쓰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바늘을 삼키고 올라와 뒤처리가 곤란하다면 챔질 타이밍을 약간 빨리해 안창걸이가 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도 요령이다. 카트 채비를 사용할 경우 낚싯대 호수는 1.7호로 올리고, 릴도 4000번 이상을 장착해 3B~5B 반유동으로 공략해보자.

 

# 쿨러 조과의 관건은 '신속한 뒤처리'에 있다.

전갱이 낚시에서 마릿수 조과의 최대 관건은 '신속한 뒤처리'에 있다. 전갱이와 고등어는 초심자 처지에서 낚아내기가 쉬운 어종이지만, 뒤처리는 다른 어종보다 어렵다. 

이유는 성질이 급해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몸부림치기 때문.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는 재앙과도 같을 것이다. 발버둥이 심해 손으로 잡는 것조차 어렵고 그러다 보니 바늘 빼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면 마릿수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신속한 뒤처리를 위해서는 아이스박스의 배치와 목장갑이 필수다. 필요에 따라 발로 지그시 밟고 목줄을 탁탁 쳐내듯 잡아당겨 서슴없이 바늘을 빼야 한다. 어차피 전갱이는 10분 안에 죽어버리므로 살려가겠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게 낫다.

바늘을 삼키고 올라오면 그만큼 시간 손실이 크므로 마릿수 조과가 어렵다. 큰 바늘의 사용, 빠른 챔질 타이밍, 그리고 잡은 뒤 바로바로 털어내는 신속한 처리력, 쿨러에 집어넣고자마자 곧바로 크릴을 꿰어 던지는 일련의 동작에 군더더기가 없어야 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하기란 힘들겠지만 자꾸 반복하다 보면 훨씬 나아질 것이다. 나중에는 고기 낚는 기계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

쿨러는 얼음으로 깡깡 얼린 페트병을 2~3개가량 넣고 그 위에 전갱이를 보관하면 다음 날 저녁까지도 안전하다. 횟감은 아가미에 칼침을 넣어 두레박에 잠시 담갔다가 빼자. 꼬리자루에 칼집을 내면 피를 빼지 않은 전갱이와의 구별이 쉽다. 


 

 

 


# 전갱이 요리

전갱이는 고등어와 함께 대표적인 붉은살생선으로 비록 한국에서는 고등어의 인기에 밀려있지만, 일본에서는 '국민 생선'이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로 고급 어종 취급을 받고 있다. 

전갱이 구이는 고등어보다 지방이 적어 고소함은 덜해도 담백함이 으뜸이다. 굵은 소금으로 염장해 간고등어처럼 구워 먹는 것도 좋지만, 생물을 칼집 내 즉석에서 한 소금 구이도 일품이다. 

회도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비록, 살아있을 때 손질하지 못하면 먹기 힘들지만, 잡자마자 바로 피를 빼고 얼음이 든 쿨러에 보관해 오면 집에서 맛있는 전갱이 회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