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벵에돔의 분류와 생태
'제로찌' 혹은 '제로 채비'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감성돔은 반유동 채비로 하고, 벵에돔은 전유동 채비가 유리하다. 그래서 벵에돔 낚시에서는 0(제로)찌 채비가 기본이다. 등등의 말.
막연히 알고는 있지만, 왜 제로찌가 벵에돔 낚시에서 기준이 되는지는 확실히 알고 하는 것과 채비만 흉내내서 하는 것에는 적잖은 차이가 난다.
같은 채비를 써도 옆 사람은 잡는데 나는 못 잡는 답답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은 제로찌 개념과 함께 벵에돔 채비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자.

001 벵에돔 낚시에 자주 사용되는 부력(왼쪽부터 g2, 0, 0α, 0c, 00)
#. 찌 부력에 관하여
지금까지 감성돔 낚시만 해온 이들에게는 벵에돔 낚시에 쓰이는 부력 체계가 낯설 것이다.
찌와 봉돌이 워낙 저부력인 데다 그것 조차도 잘게 나누었으니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이 참에 정리했다.
고부력 < 4호 이상 - 3호 - 2호 - 1.5호 - 1호 - 0.8호 - 0.5(5B) - 4B - 3B - 2B - B - g1 - g2 - g3 - g4 - g5 - g6 - g7 - 0(제로) > 저부력
위 부력 중에는 익숙한 부력도 있고, 생소한 부력도 있을 것이다. 부력은 기본적으로 물에 뜨려는 성질을 갖는다. 숫자가 크면 클수록 고부력이니 물에 뜨려는 성질이 강하다.
이러한 부력을 상쇄하려면 해당 부력만큼의 침력을 가진 봉돌이나 수중찌를 달아야 한다. 예를 들어, 감성돔 낚시에서 1호 찌를 쓰면 -1호 수중찌를 달아 부력을 상쇄시키는 식이다.
왜 -1호 수중찌를 쓸까? 감성돔은 중하층에서 바닥층 가까에 붙어 다닌다. 때문에 -1호나 그 이상인 무거운 수중찌로 미끼를 빨리 내리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에 벵에돔 낚시에서는 채비를 빨리 가라앉힐수록 손해다. 지난 번 '감성돔과 벵에돔의 습성과 생태'에서 알아보았듯 벵에돔은 밑밥이 뿌려지면 그것에 반응해 상층까지 곧잘 떠오른다. 벵에돔은 뜨는데 미끼는 빨리 가라앉으면서 서로 엇갈리게 되니 입질 받기가 무척 어려워지는 것이다.
게다가 벵에돔은 기본적으로 위를 보고 먹잇감을 노린다. 그 말은 즉, 자기보다 아래에 있는 먹이나 빨리 하강하는 먹잇감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벵에돔 낚시는 수면에서 하층까지 미끼를 느린 속도로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이유로 목줄에는 아주 가벼운 봉돌을 달거나 혹은 봉돌조차 달지 않은 채 바늘 무게로만 내리는 것이 기본이다.
이때 찌는 어신을 나타내줘야 하므로 수면에 떠야 하며, 벵에돔이 입질하면 어신을 나타내야 하는 부력. 그것이 바로 제로찌가 되겠다.
이러한 제로찌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아래 부력 체계를 살펴보도록 하자.
고부력 < 0(제로) - 0α(제로알파) - 0c(제로씨) - 00(투제로) - 000(쓰리제로) - 0000(포제로) > 저부력(또는 침력)
즉, 벵에돔 낚시에서는 제로계열의 찌를 좀 더 세분화해서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 0(제로)찌
표면상으로는 부력이 제로인 찌지만. 실제로는 여부력이 약간 남아 있다. 여부력은 곧 잔여부력을 말하는데 아무리 채비에 봉돌이나 수중찌를 달지 않아도 침력을 가진 소품이 아예 안 달릴 수는 없다. 이를테면 도래나 바늘, 미끼(크릴)도 엄연히 질량을 가진 물질이므로 부력에 영향을 준다.
여기서 도래는 사용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약간의 질량도 벵에돔 낚시에서는 불필요하므로 도래를 쓰는 대신 직결 매듭을 하면 된다. (직결 매듭법은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그런데 바늘은 사용이 불가피하다. 바늘도 몇 그램의 질량을 갖고 있고, 크릴은 M사이즈를 기준으로 했을 때 0.09g 정도니 이는 g7~g10 봉돌과 비슷한 무게다.
결국, 제로 부력을 가진 찌라고 해도 여부력은 최소 g7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바늘과 크릴 무게를 버티면서 찌가 가라앉지 않게 된다. 만약, 이 무게를 버티지 못한다면 찌는 그때부터 서서히 물속에 잠기게 될 것이다. 시판되는 제로찌들은 자체 여부력이 g7에서 g2까지다양하다.
같은 제로찌를 쓰더라도 해당 모델의 여부력이 얼마인지를 알고 쓰는 것이 좋다. 실험을 통해 여부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도 있다.
가령, 미끼(크릴)가 도둑맞았을 때 그러니까 크릴 질량과 맞먹는 g7~g10 봉돌에 해당하는 질량이 빠져나갔을 때 찌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지를 확인할 수만 있다면, 현재 내 채비에 미끼가 달렸는지 안 달렸는지 알게 된다.
웬만하면 잡어로부터 미끼가 털렸을 때 찌가 떠오르는 그런 제로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부분은 다음 기회에 다시 다룰 예정이다.
- 00(투제로)찌
00(투제로)는 여부력이 아예 없는 제로찌로 이해하면 쉽다. 즉, 질량을 가진 바늘과 크릴, 심지어 목줄마저도 질량을 갖기 때문에 투제로찌를 던지고 나면, 채비가 정렬된 이후부터 찌가 서서히 가라앉는다.
캐스팅을 하면 바늘과 크릴이 자체 질량으로 서서히 하강하면서 목줄을 일자에 가깝게 피는데 이때부터 찌는 바늘과 크릴 무게로 하중을 받게 된다. 즉, 부력 초과로 가라앉게 되는 것이다.
찌가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채비는 좀 더 자연스럽게 밑밥과 동조를 이루게 되고,그렇게 입질 예상 지점으로 들어가게 된다. 제로찌로는 닿을 수 없는 깊은 수심층을 탐색할 수 있으며, 부력에 의한 이물감이 없으니 입질이 시원하게 들어오는 편이다. 투제로 활용법은 시리즈 말미에 다시 언급할 계획이다.
- 0α(제로알파), 0c(제로씨)찌
이 부력 체계는 제로찌와 투제로의 중간 쯤이라고 보면 된다. 여부력 정도에 따라 0α 혹은 0c로 불리는데 0c가 00에 가깝다. 평소에는 제로찌처럼 사용하다가도 봉돌을 다는 정도에 따라 00처럼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즉, g7~g2 같은 작은 봉돌을 달면 채비가 정렬되면서 찌도 서서히 가라앉는다.
- 000(쓰리제로)찌
여기서부터는 부력을 가진 찌가 아닌 침력을 가진 찌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000찌는 부력이 없는 대신 약간의 침력이 있다.
그 침력이 어느 정도냐면, 크릴이 가라앉는 정도와 거의 같다. 그래서 쓰리제로는 밑밥 크릴이 하강하는 속도에 최대한 맞추려고 고안된 부력이다. 캐스팅을 하고 찌가 수면에 안착한 순간부터는 채비 정렬과 상관 없이 찌가 천천히 가라앉는다.
투제로가 닿을 수 없는 좀 더 심층을 노릴 때 효과적이며, 조류가 바깥으로 뻗어나갈 때에도 효과적이다.
- 0000(포제로)찌
포제로는 쓰리제로보다 좀 더 침력이 강한 형태다. 찌에 따라 -g7, -g5, -g2와 같은 침력을 가지고 있어 수중찌만 달고 낚시하는 개념과 비슷하다.
만약에 -g5번 짜리 수중찌를 달고 던진다면, 0000찌를 달고 던지는 것과 비슷한 효과일 수도 있다. 다른 점이라면, 0000찌는 그래도 엄연한 찌이므로 수중찌가 가질 수 없는 부피가 있다.
부피가 커야 좀 더 멀리 캐스팅할 수 있으며 조류 타는 능력도 좋아진다.
참고로 포제로를 비롯해 마이너스 찌는 갯바위보다는 선상 흘림 낚시에서 주로 사용된다.

002 같은 제로찌라도 모양과 무게가 제각각이다
#. 벵에돔 채비에 사용되는 찌와 수중쿠션
위 사진은 다양한 형태의 제로찌다. 왼쪽 6.9g짜리 초경량부터 오른쪽 26g이 넘는 대형찌까지 다양하다. 같은 제로찌라도 모양과 무게에 따라 사용처가 갈린다.
거제도나 통영 등에서는 입질이 예민하기 때문에 초경량을 쓰는데 보통 7~13g 사이의 찌가 쓰인다. 오른쪽에 26g 찌는 초원투용으로 원거리 포인트, 벵에돔이 가까이 붙지 않는 낮시간, 대마도, 제주도와 같은 필드에서 사용된다.

003 원투용 제로찌
초보자로서 20g 찌리 찌 하나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분명 도움될 것이다.
한낮에 벵에돔이 가까이 붙지 않을 때, 맞바람일 때, 수심이 얕아 먼 곳을 노려야 할 때 이 찌를 쓰면 된다.

004 범용성이 좋은 무게를 가진 제로찌
9~13g의 찌는 범용성이 좋다. 벵에돔 낚시가 예민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원하는 곳까지 공략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하는 곳에 찌를 던지지 못하는데 예민성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예민성은 원하는 곳을 공략할 수 있고 난 다음의 문제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13g 정도 되는 찌는 다소 둔탁하지만, 특별히 바람이 부는 상황이 아니라면 40m까지 롱캐스팅이 가능하며, 평소에는 15~20m 권을 노리기에 적당하다.

005 다양한 수중쿠션
반유동 낚시는 주로 수중찌를 단다. 저부력 벵에돔 낚시는 무거운 수중찌를 쓰지 않으므로 침력이 거의 없는 수중쿠션을 쓴다.
사진에 대해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1) J쿠션 2) 스텔스 3) 일반 수중쿠션 4) 조수고무(조수우끼고무) 5) 조수고무 작은 사이즈 6) 찌멈춤봉(가라만봉)
여기서 벵에돔 낚시에 주로 쓰이는 소품은 2), 4), 5), 6) 정도이다.
나머지는 침력이 있어 특별히 조류가 세지 않은 이상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수중쿠션을 사용하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1) 수중의 조류를 받아 흘리는 기능
2) 채비 상에서 찌가 못 내려오게끔 막아주는 찌멈춤봉 역할
3) 벵에돔 어신 전달

006 벵에돔 채비 만들기
#. 벵에돔 채비 만들기
이제 벵에돔 채비를 만들어보자. 순서만 알면, 반유동 채비보다 간단하고 쉽다.
1) 원줄에 찌를 통과한다.
2) 수중쿠션을 통과한다. (넣는 방향에 주의. 항상 넓은 면이 위로 향하게끔 통과한다.)
3) 가운데 봉을 끼워 수중쿠션을 완성한다.
4) 위 채비 완성
벵에돔 채비는 이게 전부다. 원줄에 찌 끼우고 수중쿠션 끼우면 끝이니 30초도 채 안 걸린다. 이 상태에서 목줄을 직결로 매듭하고 바늘을 달아주면 끝이다.
※ 내만권 벵에돔 낚시에서 주로 쓰는 원줄과 목줄 호수는?
6~8월에 잡히는 벵에돔은 20~30cm가 주종으로 1.5~1.7호 원줄을 권장한다. 이때 목줄은 1~1.5호 정도가 알맞다.

007 수중쿠션과 직결 매듭
밑 채비는 도래를 사용하지 않고 원줄에 목줄을 직결로 매듭한다. 이때 수중쿠션과 직결 매듭의 간격은 10cm 정도가 적당하다.
낚시를 하다 보면 수중쿠션이 밀려서 내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마다 간격을 조절해주는 것이 좋다.

008 목줄이 꺾이면 벵에돔 입질을 받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목줄 길이는 상황에 따라 1m에서 4.5m까지 사용하는데 초심자의 경우 4m 목줄은 다루기가 어려우니 2.5~3m를 권한다.
1m로 목줄을 아주 짧게 쓰는 경우도 있다. 벵에돔이 수면 가까이 피어오를 때가 그러하다.
목줄 끝에는 벵에돔 전용 바늘을 묶는다. 내만권 벵에돔 낚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호수는 4~5호이며, 제주도 및 원도권은 6호가 기본이고 상황에 따라 7~9호까지 쓰기도 한다.
그리고 위 사진처럼 낚시 중에 목줄이 꺾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과감히 자르고 다시 묶어야 한다.
목줄이 꺾이면 목줄의 최대 장점인 투명성과 직진성을 잃어버리므로 벵에돔의 시야에 들면서 입질 받기가 매우 까다로워진다.

009 벵에돔 채비 1과 벵에돔 채비 2
가장 기본이 되는 채비는 찌멈춤봉을 끼운 벵에돔 채비 1이다.
1에서 성능(?)을 보강한 형태가 벵에돔 채비 2가 되겠다. 둘의 차이는 수중쿠션의 면적에 있다. 채비 1(찌멈춤봉)은 면적이 작아서 조류 타는 기능이 약하다. 그러니 말그대로 찌멈춤봉 역할에만 충실하다.
채비 2(조수우끼고무)는 면적이 넓어 조류 타는 기능이 좋으며, 찌멈충봉 역할까지도 한다. 채비는 당연히 2번이 낫겠다고 생각하겠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쓰임새가 다른데 우선은 이렇게만 알아두자.
- 벵에돔 채비 1(찌멈춤봉) : 파도 잔잔하고, 조류 속도가 느리고, 공략거리 15m 안쪽일 때 사용.
- 벵에돔 채비 2(조수우끼고무) : 파도가 비교적 잔잔하고, 조류가 적당히 가고, 공략거리 30m 안쪽일 때 사용.

010 벵에돔 채비 3
채비 3은 찌멈춤봉 + 조수우끼고무를 함께 사용한 채비로 바람이 불거나 파도가 칠 때, 혹은 공략거리가 30m 이상일 때 채비 내림을 원활히 할 때 사용한다.
이때 찌멈춤봉과 조수우끼고무의 간격은 30cm 이상 벌리고, 조수우끼고무에서 직결 매듭간의 거리는 종전과 같이 10cm를 유지한다.
- 벵에돔 채비 3(찌멈춤고무 + 조수우끼고무) :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고, 조류가 빠르고, 공략거리가 멀리 형성 될 때 사용.
지금까지 소개한 채비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하지만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채비는 이정도만 정리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을까 한다.
이러한 채비로 낚시할 때는 찌멈춤고무나 조수우끼고무 같은 수중쿠션이 잘 내려가는지 육안으로 확인해야 한다.
던지고 나서 30초면 채비가 정렬되는데 30초가 지나도 수중쿠션이 찌에 붙어 있다면, 채비가 엉켜있거나 다른 문제로 미끼가 잘 내려가지 않는 것이니 다시 걷어서 점검해야 한다.
만약에 바람과 포말(특히 반탄류), 조류 상황에 따라 채비가 안 내려간다면, 수중쿠션 바로 밑에 g7~g2 정도 되는 봉돌을 물려서 해결할 수 있다.

011 캐스팅 직후 채비가 제대로 내려가는지 수중쿠션 위치를 꼭 확인하자
캐스팅을 하고 나서 채비 정렬 시간인 30초가 지나면, 두 가지를 점검해야 한다.
1) 채비가 안 내려간다. → g7~g2 정도의 봉돌을 수중쿠션 바로 아래에 물리거나 혹은 바늘 위 40cm 정도에 물린다.
2) 채비는 내려가는데 채비 각이 너무 벌어지는 것 같다. → 수중쿠션의 면적을 줄이거나 또는 1)번의 방법으로 해결한다.
1)번과 2)번 모두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다.
캐스팅 하면 바늘과 미끼가 서서히 가라 앉으며 목줄을 끌고 내려간다. 30초가 지나면 수중에 목줄이 다 펴지고도 남을 시간이다.
목줄이 45도 각도에 가깝게 정렬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이보다 각이 넓으면 봉돌을 달아 조절해주고, 이보다 각이 좁아 거의 수직으로 내려가면 봉돌을 뗀다.
캐스팅 후 30초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수중쿠션이 찌에 붙어 있다면, 그것은 채비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이니 걷어서 점검해야 한다.
초심자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채비가 내려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입질만 기다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간만 낭비하고 입질은 받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캐스팅을 하고 나면 수중쿠션이 내려가는지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