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간에는 낚시가 안 되는 원인에 관해 알아봤다. 오늘은 낚시가 안 될 때 취해야 할 행동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자.

1. 채비를 점검하자
입질이 없으면 채비부터 점검하는 습관을 가진다. 이때 점검 할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1) 채비정렬이 되고 있는지
캐스팅 후 수중찌(또는 수중쿠션)가 원활하게 내려가는지 확인한다.
2) 현재 포인트 수심이 어떻게 되는지
한 자리에서 낚시해도 좌우에 따른 수심 변동 폭이 심한 곳이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물때에 맞게 수심 조절을 바꿔줘야 한다. 특히,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권은 간조와 만조의 차이가 최대 8m 이상 나기도 하는데 종일 같은 수심으로 공략한다면? 이 때문에 낚시가 여유로운 취미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대상어를 잡고 싶다면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채비를 교환하고, 수심을 조절하는 등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또한, 수심을 제대로 파악했다고 해도 유속에 따른 가감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상황 A나 B 모두 찌밑 수심을 8m로 조절했지만, 상황 A는 조류가 빠를 때의 목줄 각도를 보여준 것이며, 상황 B는 조류가 가지 않을 때의 목줄각이다. 이처럼 똑같은 수심층을 탐색한다고 생각하지만 조류 속도에 따라 물속에서의 연출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저부력 채비나 목줄을 길게 쓸수록 조류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상황 A는 감성돔의 입질 반경에 벗어난 상태이며, 상황 B는 조류가 없는데 실제 수심보다 더 많이 줘서 밑걸림 확률을 높이게 된다. (단, 상황 B는 영등철 감성돔을 노릴 때 쓰는 방법이기도 하다.)

감성돔 낚시도 그렇지만 벵에돔을 노릴 때도 찌가 수면에 착수하면 채비가 정렬이 되는지 수중쿠션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수중 쿠션이 밑에 붙어 꼼짝하지 않는다면, 채비 트러블이 생겼다는 것이므로 곧바로 회수해 다시 던져야 한다.
상황 A는 벵에돔의 활성도가 낮을 때 중하층으로 채비를 내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문제로 인해 내려가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첫 째로는 채비 트러블이 유력하고, 두 번째는 전유동 채비에서 필요 이상의 굵은 줄을 사용해 채비 내림을 방해하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라면 캐스팅을 다시하면 되지만, 후자는 원줄을 가늘게 쓰거나 좁쌀봉돌을 달아 채비 내림을 도와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내만권 벵에돔 낚시 원줄은 1.5호면 충분하고, 원도권이라 하더라도 1.7~2호 정도가 적당하다.
2. 찌를 바꿔보자
이 역시 채비 점검의 일환으로 연결되는 내용이다. 채비 정렬과 수심파악이 올바르게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입질이 없다면 다음으로 의심할 것은 찌 부력이다. 특히, 서해권 갯바위 낚시는 시시각각 변하는 수심층에 바쁜 낚시가 전개된다. 만약, 서해에서 낚시하면서 바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면 낚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점점 낮아지거나 높아지는 수심에 맞춰 열심히 면사매듭을 조절하고, 또 거기에 맞는 부력으로 어신찌를 교환해야 하다.
남해권에선 찌 부력을 선택할 때 보통 "수심에 맞는 찌 부력을 선택하라"는 말이 있다. 수심 5m권은 0.5호 이하, 수심 8m권은 0.8호 이하, 수심 10m권은 1호 이하, 수심 15m 이하는 1.5호 이하 같은 식이다. 여기에 파도가 높거나 조류가 강하면 한 치수 높게 선택하고, 반대로 파도가 없고 조류가 약하다면 한 치수 약하게 선택하는 식이다.

그런데 서해권에선 그게 통하지 않는다. 수심이 얼마가 됐든 조류 세기를 감안해 찌를 선택하는것이 좋다. 예를 들어, 수심이 3m라도 서해는 조류가 빠르고 특히 ,속조류가 빠르다. 때문에 밑 채비가 뜨면 공략 수심층에서 벗어나기 일쑤다. 바닥 걸림을 각오하더라도 채비는 무겁거나 고부력을 사용하고, 봉돌도 분납하는 등 속조류에 미끼가 뜨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반면, 서해도 조류가 죽는 시점이 분명 있다. 조금 물때에도 그렇지만, 사리 물때라도 물돌이 시간에는 조류가 약해지거나 멈출 확률이 높다. 이때 만큼은 남해에서 했던 것처럼 B 전유동 같은 가벼운 채비로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 예로 지인이 낚시한 사례를 소개한다. 지역은 격포 내만권이고 감성돔 낚시였다. 때는 오전 6시, 물때는 중썰물에서 끝썰물로 이어질 때다. 이제 곧 간조를 앞둔 시점이여서 방방하게 흐르던 조류가 한풀 꺾일 시점이었다. 고부력 반유동 낚시를 하던 지인은 물이 죽는 걸 보고 재빨리 채비를 바꿨다. 서해권에선 좀처럼 쓰지 않는 B찌다. 다만, 면사매듭과 찌 구슬을 빼지 않은 변형 채비다.
결과적으로 B 반유동 채비지만, 고의로 부력을 초과시켜 잠길찌 낚시를 한 것이다. 당시 입질 받은 수심은 3m 근처였고, 해당 수심층도 3m 였다. 지인은 찌밑 수심을 2m로 맞춘 B 반유동인데 좁쌀 봉돌을 무겁게 달아 찌 부력을 초과시켰다. 그 결과 면사매듭이 닿자마자 찌는 자물자물 잠기기 시작하면서 잠길찌 낚시가 되었다.
수심 2m를 확보한 채비는 이후에도 서서히 잠기면서 남은 1m까지 탐색하게 된다. 그 와중에 찌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보다시피 감성돔 한 마리를 걸어냈다. 사실 일반적인 반유동 채비로 해도 입질을 받을 수는 있었겠지만, 더 중요한 건 본인이 자신 있게 운용할 수 있는 채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3. 정확하게 흘려라
찌를 엉뚱한데 흘리지 말고 밑밥이 가라앉은(혹은 내리고 있는 지점) 곳에 채비가 지나가도록 흘림을 의미한다.

한 지점에 밑밥을 뿌렸다면 그 밑밥은 가라앉으며 흘러갈 것이다. 그러면 내 채비도 그 지점을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캐스팅을 잘못해서 대충 흘린다. 혹은 조류가 반대로 흐르는데도 그대로 놔둔다. 결과적으로 밑밥이 흐르는 궤적 따로, 찌 흘리는 궤적 따로, 이 둘이 만나는 지점도 없이 따로따로 흐른다면 사실상 의미 없는 낚시가 될 것이다.
그래서 위 사진처럼 어느 한곳에 밑밥띠를 형성했다면 그곳이 포인트라 생각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곳에 내 채비가 안착되게 해야 확률이 오른다.
4. 낚시가 안 되면 남쪽을 바라보고 하라

저수온기인 겨울, 봄에도 해당되지만, 여치기 낚시에서도 요긴한 방법이다. 수온은 일조량이 많은 남쪽이 유리할 것이고, 그래서 포인트를 옮긴다면 가급적 남쪽으로 옮기는 것이 어떨까 싶다.

한 예로, 서해 격포권 감성돔 낚시에서 정오가 지났을 무렵이다. 물때는 간조에 다다르자 발앞은 수심 2m. 50m 이상 흘러야 3m 이상 깊어지는 포인트였다. 다들 포기하고 배를 기다리는 시간인데 지인은 갑자기 낚싯대를 들고 북에서 남쪽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리곤 몇 분 지나지 않아 준수한 씨알의 감성돔 한 마리를 낚아냈다.
한때 ‘무한흘림'이라고 해서 마치 참돔낚시처럼 채비를 본류대에 실어 공략하는 것이다. 당시 46cm 감성돔을 낚았을 땐 남쪽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한낮에 간조라 감성돔이 갯바위 가장자리에 접근하지 않는다. 50m 이상 초 원투를 치면 좋겠지만, 채비 형편상 여의치 않았다. 그러다가 20~30m 정도 던져 본류에 채비를 흘렸는데 그 상태로 50m 이상 흘러갔고 찌가 보일락말락 할 즈음에서 수심 6m로 고정시킨 채비가 갑자기 참돔처럼 치고 나갔다.
5. 특정 지대를 노려라

특정지대란 밋밋하게 이어지는 갯바위가 아닌 직벽, 홈통, 수중여, 포말 등의 특징이 보이는 곳을 말한다. 위 사진에서 감성돔이 나온 자리는 5~6m라고 써진 곳이었다. 배를 댄 자리이기도 하며 그곳이 원래 포인트였다. 하지만 물이 중밀물로 들어서면서 저 곳은 2호찌도 날아갈 만큼 급조류가 형성돼 공략할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렇다고 이 귀한 시간을 앉아만 있을 순 없는 일. 지형지물을 살펴본 후 그나마 물이 죽는 구간, 또는 수중여 주변이나 물골을 찾아 공략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당시 추가 마릿수를 거두는 건 실패 했지만 붉은색으로 표시된 지점을 공략해 제법 먹을 만한 우럭이라도 두 마리 잡아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저 곳은 본류대의 영향을 덜 받는 곳이어서 찌가 오랫동안 머물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입질을 받게 된 것은 아닌가 싶다. 이는 낚시가 안 되면 다른 곳을 노리자는 의미로 비단 릴 찌낚시 뿐 아니라 원투낚시에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정리하자면, 입질이 없으면 없는 대로 기다리지 말고, 현 포인트를 과감하게 포기해 자리를 옮기거나 혹은 지금껏 공략하지 않았던 지점을 노려보자는 의미다.
6. 미끼를 갈아줘라
미끼는 입질의 최전선이자 첨병이다. 미끼가 없으면 아무리 완벽한 채비도 무용지물. 그런데 적잖은 이들이 미끼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 캐스팅시 미끼가 떨어져 나간 줄도 모르고 허송낚시를 할 경우
- 이미 잡어에게 뜯겼는데도 빈바늘로 낚시할 경우
이 외에도, 잡어 입질 조차 없어 채비를 회수 했는데 크릴이 그대로 살아온다? 이는 포인트에 대상어가 없거나 있어도 입을 다문 경우일 것이다. 후자라면 수온이 낮거나 여러 이유로 활성도가 매우 좋지 못한 경우다. 그럴 때는 미끼에 어떠한 식이든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크릴 꿰는 방법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1)가장 작은 크릴을 골라 끼우거나, 대가리, 꼬리를 전부 떼내고 끼우는 방법
이는 자연스러운 미끼 연출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2) 아예 크릴을 큼지막하게 두 마리 혹은 그 이상 꿰는 방법
시각적인 자극을 주기 위해서다. 특히, 뻘물일 때 유용하다.
또한 초릿대 끝을 살짝 들었다 놓음으로써 미끼에 액션을 주는 견제도 좋은 방법이다. 원투낚시도 마찬가지다. 입질이 까다롭다면 갯지렁이를 자라 바늘 길이에 맞게 꿴다거나 반대로 3~4마리를 한꺼번에 꿴다거나 하는 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오늘 이야기의 공통점은 그렇다. 낚시가 안 되면 지금껏 해오던 방법이 아닌 새로운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것.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고 그 시간 안에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의미 있는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변화가 포인트일 수도, 채비일 수도, 미끼나 공략 지점일수도 있으니 안 하고 당하기보단 한번이라도 시도해봐야 꽝을 쳐도 후회 없는 낚시였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