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늬오징어, 갑오징어 신경 절단법
생선회의 경우 과숙성이 되면 살이 연하다 못해 물러지는데 무늬오징어, 갑오징어, 한치 같은 두족류는 이러한 식감의 차이뿐 아니라 살에 끈적한 점성이 생기면서 식감이 찐득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한치가 심한 편이다.
그래서 하는 것이 오징어 신경절단(이카시메)이다. 오징어의 신경을 절단하고 마비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현장에서 썰어 먹었을 때의 싱싱함을 일정 시간이 지나서도 어느정도 유지시켜 준다는 것.
그러니 두족류를 사냥하는 앵글러라면 필히 알아 두어야 할 내용이 아닌가 싶다.

시작하기에 앞서 무늬오징어의 명칭을 정리하고 본론으로 들어갈까 한다. 무늬오징어의 표준명은 '흰꼴뚜기'이다.
지식백과에서는 '흰오징어'로 표기되는데 엄밀히 따지면 이명(異名)이며 표준명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학자들이 해양생물을 분류할 때는 뼈나 골격 등 특정 부분의 몸 구조나 진화 계통을 따진다. 따라서 실제 불리는 이름과 학술적 명칭과는 괴리감이 있는 편이다.
학자들은 무늬오징어에 '갑'이 없다는 이유로 '꼴뚜기과'에 포함 했고, 그 결과 표준명이 '흰꼴뚜기'가 되어버렸지만, 실생활에서 그렇게 부르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일본명은 '아오리이까', 방언은 물 '수(水)'자가 들어간 '미즈이까'인데 이 말이 제주도로 넘어올 때 와전되면서 '미쓰이까' 혹은 ‘미즈이까’라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이 두 용어는 사실 일본에서도 사용하지 않은 국적불명의 용어이며, 무늬오징어나 흰오징어 같은 우리 말이 있으니 가급적이면 우리 말을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무늬오징어 신경절단(이카시메) 방법
우선 위 사진에 보이는 이까시메 도구가 있어야 한다. 요즘은 낚시점이나 쇼핑몰에서 흔히 판매하니 구매는 어렵지 않다.
오징어 신경절단(이까시메) 법은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정확히 일격에 성공하려면 경험이 필요하다. 일격에 찔러야 하는데 그 부위와 찌르는 각도를 정확히 알고 해야 한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눈과 눈 사이의 미간에서 약간 안쪽을 찌른다. 이때 침이 들어가는 각도는 약 45도 사선을 그리는데, 오징어 몸통을 반으로 갈랐을 때 오른쪽으로 1회 찌르면 오른쪽 몸통이 마비되면서 하얗게 변한다.
같은 방법으로 왼쪽으로 각도를 살짝 틀어 찌르면 왼쪽 몸통이 마비되면서 하얗게 변한다.
다리 쪽 신경 절단도 같다. 찌르는 곳은 같은데 침이 들어가는 방향은 다리 쪽으로 찔러야 한다. 제대로 찔렀다면, 몸통에 나타나는 무늬(색소포)가 사라지고 1초 만에 하얗게 변한다.
이러한 변화가 없다면, 제차 신경을 찔러 정확하게 신경절단이 돼야 한다.
Tip!
당수로 내리쳐서 신경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 무늬오징어의 경우 눈과 눈 사이를 정확히 조준해 손날(당수)로 짧고 강하게 내리친다. 제대로 쳤다면 색소포가 걷히면서 하얗게 될 것이다.
# 갑오징어의 신경 절단
무늬오징어도 그렇지만, 갑오징어를 횟감으로 장만할 때는 껍질은 물론, 살 양쪽에 붙어있는 얇고 투명한 막을 얼마나 잘 제거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좌우된다.
수시간 이상 공수해야 한다면 반드시 활어 상태로, 다만, 기포기를 풀가동하지 않은 이상 활어 공수가 어렵기 때문에 웬만하면 항에서 *신경절단을 해오는 것을 추천한다.
※ 신경절단(이까시메)란?
오징어를 뜻하는 '이까'에 신경말살의 의미가 더해 이까시메라고 한다.(생선은 이케지메) 즉, 일본에서 건너온 오징어 신경 즉살법이다.
즉, 살아있을 때 신경을 말살시키면 생선의 경우 근육이 단단해지는 사후경직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고, 오징어 같은 두족류는 질겅거리는 식감과 끈적이는 화학적 현상을 최대한 늦춤으로써 선도를 일정 시간 유지해 준다.
한 마디로 살아있을 때 이까시메를 하면 최소 반나절 정도는 선도 저하를 늦추어 결과적으로 활어회 같은 식감과 끈적이지 않는 신선한 맛을 유지해 준다.


위 사진은 갑오징어의 신경을 절단하는 모습이다. 방법은 양 눈의 미간을 족집게로 절단하는데 이렇게 하면, 오징어의 감정을 드러내는 색소포의 기능이 마비되며, 사후 끈적한 액체가 나오는 것을 방지하고 살의 탄력을 일정 시간 유지할 수 있어 장거리 및 장시간 횟감 운송에 매우 유리해진다.
만약, 장거리 운송에서 신경 절단을 하지 않는다면, 오징어 특유의 끈적임이 나오는 동시에 살의 탄력이 저하되며, 전반적인 선도 저하로 맛과 식감이 상당 부분을 잃을 수 있다.

어설픈 한치 초밥 먹을 때 탱글탱글하지도 않고 끈적이는 느낌이 바로 그것이다.

반면, 신경절단을 하면 식감이 살아 있고 끈적임도 덜하다.

# 신경 절단이 만능은 아니다.
가장 맛있는 회는 오징어가 살아있을 때 즉석에서 회를 친 것이다. 아무리 신경 절단을 했다더라도 활 오징어회를 능가할 순 없다.
다만, 현장에서 먹을 수 없으니 조금이라도 선도를 유지하고자 고안된 방법인 만큼, 식감이 물러지거나 끈적이는 것을 완벽하게 막을 순 없다.
# 신경 절단은 반드시 살아있을 때
신경 절단은 반드시 살아있을 때 해야 효과가 있다. 죽고나서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신경절단은 오징어를 집으로 가져가서 회나 초밥으로 먹을 때만 필요하다. 숙성이 필요 없는 상황 즉, 현장에서 곧바로 썰어먹을 때는 이러한 과정이 필요 없다.
또한, 신경 절단은 횟감을 반나절 가량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함일 뿐이다. 따라서 신경 절단을 했다더라도 하루 가까이 지나면 과숙성이 되면서 살은 물러지고 끈적임도 더하게 될 것이다. 이럴 땐 차라리 신경 절단 후 곧바로 냉동시키는 것이 좋다.
신경 절단이 번거롭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 살아있을 때 바로 배를 갈라 내장과 먹물을 제거한다. 비닐에 깨끗한 바닷물과 오징어를 담아 물봉한다. 이후 얼음과 함께 잘 포장해 가져오면 된다.
참고로 살오징어(화살촉오징어)와 한치 종류도 같은 방법으로 신경을 절단할 수 있으나 대부분 횟감보다는 반찬감 마련으로 낚시하며, 마릿수 조과를 집중력 있게 거둬야 하므로 현장에서 신경 마비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