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적으로 ‘우럭’이란 말이 붙는 해양생물은 ‘왕우럭조개’가 유일하다. 어류 명칭에는 우럭이란 말이 없다. 

그런데 우리 국민은 우럭이란 생선을 잘 알고 있다. 바로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국민 생선이자 한국 양식산업에 대중화에 기여한 매우 중요한 수산 자원이기도 하다. 

덕분에 지금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한 접시에 2~3만 원이면 먹을 수 있는 서민 횟감으로 군림하였다. 값은 저렴하지만, 맛은 결코 저렴하지 않은 조피볼락. 그 빼어난 맛과 특징에 관해 상세히 짚어본다.


 

# 조피볼락에 대해서 

표준명 : 조피볼락(쏨뱅이목 양볼락과)

학명 : Sebastes schlegelii

방언 : 우럭(전국), 우레기, 

영명 : Schlegel's rockfish

일명 : 쿠로소이(クロソイ)

전장 : 60cm

분포 : 우리 나라 전 연안, 일본, 중국의 온대 해역

음식 : 회, 구이, 조림, 찜, 탕

제철 : 서해 10~5월(가을~봄) / 전남을 비롯한 남해 11~3월(겨울~봄)

 

 

 

# 생태와 특징

조피볼락은 난태생 어류이며, 다 자라면 60cm 내외로 자라는데 국내에서는 70cm까지 보고된 적도 있다. 쏨뱅이목 양볼락과 어류 중에서는 붉은쏨뱅이와 띠볼락과 함께 가장 크게 성장하는 종이다. 

몸 전체가 검거나 진한 회색으로 덮여 있으며, 서식지 환경(암초의 빛깔)에 따라 암반의 무늬가 다양하게 나타나며, 먼바다에 서식하는 개체는 측선 부근에 밝은 띠 모양이 나타나기도 한다. 겨울이면 월동을 위해 남북 회유를 하는데 먼바다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붙박이도 있다. 

유어기 시절은 주로 연안의 얕은 바다에서 지내다가 성어가 되면 점점 깊은 바다로 들어간다. 우리나라에는 삼면에 고루 분포하는데 특히, 서해를 비롯한 서남해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암초가 무성한 곳을 은신처로 삼으며 특히, 인공 어초와 침선에 대형 개체가 많이 서식한다. 


조피볼락은 넙치에 이어 두 번째로 생산량이 많은 대표적인 양식 어종이기도 하다. 제철은 겨울이고 산란은 3~5월 사이에 한다. 

수온이 낮은 고위도(경기, 충청권)일수록 산란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제철은 5월까지 확장되며, 반대로 수온이 높은 저위도(통영 및 완도) 지방은 산란이 빠르기 때문에 5월이면 이미 배가 홀쭉해져 맛이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남해에 서식하는 조피볼락은 3월까지를 제철로 보고 있다. 

 

# 조피볼락은 왜 우럭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조피볼락이란 말은 일제강점기를 보내고 국내 어류도감이 편찬된 시점에서 기술되기 시작했다. 표준명인 조피볼락에서 ‘조피’는 거칠거칠한 껍질을 의미하는 순우리말로 원래는 식물의 줄기나 뿌리 따위의 거칠거칠한 껍질을 의미한다. 

‘볼락’은 수많은 양볼락과를 의미하는데 결국, 조피볼락은 통영, 삼천포에 주로 서식하는 볼락과 사촌지간이라 할 수 있다. 


그전에는 우럭으로 불렸는데 어원을 살피면 이렇다. 200년 전, 실학자인 서유구가 편찬한 <전어지(佃漁志)>에서 지금의 우럭과 비슷한 말인 '울억어(爩抑漁)'가 등장한다. 울억어는 기상에 매우 민감한 어종으로 주의보 및 악천후에는 먹이활동을 중단한다. 

입을 꾹 다문 우럭은 그 모습이 고집스럽고 답답해 보여 ‘막힐 울’, ‘누를 억’자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입을 꾹 다물고 말하지 않은 상황을 빗대어 ‘고집쟁이 우럭 입 다물 듯’이란 속담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 양식과 자연산의 구별

예전에는 양식과 자연산 차이가 꽤 뚜렷하게 나타났다. 무늬가 균일하지 않고 거친 패턴을 보이면 자연산이고, 짙은 암회색에 균일한 패턴이면 양식이다. 지금도 양식과 자연산은 이러한 차이가 생긴다. 

육상과 해상 가두리에서 길러진 양식 우럭은 모두 서식 환경(가두리)의 변화가 적고 일률적인 탓에 무늬 또한 고르고 일정하게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었다. 

다만, 흑산도 같은 외해권 가두리에서 길러진 우럭은 자연산 우럭과 비슷할 만큼 닮아서 구별이 쉽지는 않다. 수산시장과 횟집으로 유통되는 양식 우럭은 몸길이 30cm 전후에 700~800g으로 비슷비슷한 크기가 출하된다. 

간혹, 1마리에 1kg에 달하는 대형 개체도 섞이지만, 대체로 양식은 1kg에 못 미치는 크기라는 점에서 자연산과 구별된다. 반면, 자연산은 1~2kg을 넘나드는 크기가 수두룩하다. 

양식과 자연산은 포를 떴을 때도 서로 다른 특징이 있다. 생선은 껍질을 탈피할 때 ‘껍질 막’이 붙어 나오는데 이때 양식 우럭은 그 표피가 대체로 검은 빛이 나고 근육은 약간 누런빛에 어둡다. 반면, 자연산의 껍질 막은 밝으며 근육은 밝은 적색 빛이 돈다.

 

 

 

# 조피볼락과 쏙 빼닮은 띠볼락(일명 참우럭)

쏨뱅이목 양볼락과 어류 중 조피볼락과 헷갈릴 만큼 닮은 어종을 꼽으라면 띠볼락이 있다. 띠볼락은 삼면의 바다에 모두 서식하는데 특히 동해 왕돌초나 6광구의 깊은 해역에 많이 서식하며 크기고 조피볼락만큼 자란다. 

양식이 없고 조업도 없어 현재로선 띠볼락을 노리는 심해 낚시로만 그 맛이 전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깊은 수심에 서식하는 어류 특징인 지방의 고소한 맛이 조피볼락보다 한 수 위다.

 

 

 

 

조피볼락은 위턱에 상부를 덮는 3개의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띠볼락은 위턱의 같은 자리에 가시가 없다.

언뜻 보면 조피볼락과 닮았지만, 잘 보면 몸통의 채색과 패턴이 다르고, 각 지느러미 끝부분에 푸른색 띠가 선명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조피볼락은 위턱에 상부를 덮는 3개의 날카로운 가시가 있지만, 띠볼락은 없다. 

띠볼락은 서해 침선낚시에서도 가끔 잡히지만, 기본적으로 개체 수가 조피볼락에 비할 수 없고, 크기도 동해의 것보다 작은 편이다.

 

 

 

# 조피볼락과 낚시

조피볼락은 우리나라 연근해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어종이기도 하다. 가까운 연안에는 손바닥만 한 우럭을, 먼바다 침선이나 어초 낚시에서는 몸길이 40~60cm에 이르는 대형 우럭(일명 개우럭)을 낚는다. 

우럭은 암반이나 침선, 어초 같은 구조물을 끼고 사는 습성이 있어 적잖은 밑걸림을 유발하지만, 활성도가 좋은 날에는 구조물보다 높게 뜨면서 마릿수 조과를 안겨다 주기도 한다. 

미끼는 주로 미꾸라지나 오징어, 최근에는 웜까지 동원한 2~3단 채비를 무거운 쇠추와 함께 내려서 낚아 낸다.

 

 

 

 

 

 

 

# 조피볼락의 식용

조피볼락은 삼면의 바다에 모두 나지만, 서산과 당진에 비할 수 없다. 

서해 산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충남 지방에선 조피볼락을 이용한 음식이 발달하였는데 대표적으로 우럭 맑은탕을 보양식으로 풀어낸 우럭 백숙과 서산 육쪽마늘을 활용한 구이, 그리고 말린 우럭을 이용한 찜과 우럭 젓국이다. 

이 외에도 조피볼락은 어떤 조리방식에도 어울리는 전천후 식재료다. 

싱싱할 땐 회나 회무침으로 먹는데 사실 조피볼락은 대가리가 커서 수율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일식 업계에서는 기피하는 횟감이란 불명예를 안고 있다. 수율이 높지 못하니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조피볼락만큼 숙성했을 때 탄탄한 식감과 깊은 맛을 내는 횟감이 또 있을까 싶다. 몸길이 40cm가 넘어가는 자연산은 6~8시간가량 숙성했을 때 가장 맛이 좋았고, 이것으로 초밥을 쥐면 광어나 도미, 농어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맛과 식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참고 문헌 및 자료

서유구(佃漁志)의 전어지, 박수현 부경대 박사의 <Sea애니멀>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