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 동부권 거칠리도 ‘토끼여’ 포인트
남해 동부권을 대표하는 섬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욕지도를 첫손에 꼽게 된다. 실로 남해 동부권 바다낚시를 이야기할 때, 욕지도를 빼놓고는 갯바위 낚시를 이야기할 수 없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출조를 해보면 욕지도 뒤에 숨어있는 크고 작은 많은 부속섬들이 조황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노대도와 거칠리도는 단연 감성돔의 계절을 지배하는 포인트들이 즐비한데, 오늘은 씨알 좋기로 잘 알려진 거칠리도의 ‘토끼여’ 포인트를 소개한다.

토끼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궁금해하는 것이 포인트 이름이다. 다들 토끼처럼 생겼다고 생각하겠지만, 재미있게도 여기에서의 ‘토끼’는 경상도 사투리로 잽싸게 도망간다는 의미의 ‘토낀다’에서 유래되었다.
토끼여는 포인트가 납작하고 넓게 형성되어 있어 만조일 때 전체적으로 살짝 잠기게 된다. 또한 바로 앞은 도선을 오가는 큰 배가 지나가는 길이다. 때문에 만조 시 파도가 칠 때마다, 배가 지나갈 때마다 바닷물이 넘쳐 뒤로 잽싸게 ‘토껴야’하는 자리인 것이다.
얼핏 들어보면 불편한 자리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이런 수고를 감수하고도 자리다툼이 심한 포인트로 분류되는 이유는 그만큼의 조황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위 그림에서 보듯, 토끼여는 돌거칠리도의 서쪽 곳부리에 위치하며 바로 앞 안거칠리도와의 거리는 약 100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한눈에 보기에도 조류 소통이 매우 좋은 물골에 위치해있다.
대상어종은 단연 감성돔이 지배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참돔도 간간히 낚이지만 토끼여에 들어갈 때는 감성돔을 대상어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계절 감성돔을 만날 수 있는 곳이지만 9월 후반부터 제대로 된 조황을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추석 명절을 기점으로 12월까지 최고 조황을 보이고 이듬해 4월까지도 어느 정도의 조황을 기대할 수 있다. 감성돔 포인트로 아주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는 특급 포인트임에 분명하다.

토끼여는 일반적으로 들물 포인트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들물과 썰물 모두를 볼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썰물에도 폭발적인 입질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림의 1번과 2번 자리가 들물 때에 서야하는 자리인데, 초들물이 시작되면 곧바로 굵직한 감성돔의 입질을 기대할 수 있는 자리이다.
조금 전후에는 1번 자리가 2번보다 확실히 유리하지만, 사리 전후에는 두자리 모두 비슷한 조황을 보인다. 1번 자리는 발밑 수심이 8~9m, 20m 이상 멀리 나가면 13m 정도가 나오는데, 멀리 공략하는 것 보다는 철저하게 발 밑에 밑밥을 주고 15m 이내의 지점을 공략하는 것이 확률을 높인다.
조류가 쎈 곳이라 밑밥을 멀리 주면 있는 고기도 멀리 보내 버리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으니 각별히 밑밥 품질에 조심해야 한다. 2번의 자리에서는 발밑수심 7m 내외고 조금 흘러가면 9~11m 수심대를 공략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들물 조류가 1번쪽으로 지류가 말려 들어가므로 어떻게 보면 1번과 같은 포인트권을 공략하게 되는 결과가 된다. 확실히 사리 전후로 좋은 조황을 보이는 곳이 2번 포인트이다.
1번과 2번 모두 다소 강한 조류의 가까운 곳을 공략하는 것이 기본이고 딱 정해진 수심대를 공략하게 되므로 1호 전후의 반유동 채비가 효과를 발한다.
반면 썰물이 시작되면 3번의 위치로 자리 잡는다. 3번 자리는 발밑수심이 4~5m 밖에 되지 않으며 15m 정도 나가도 7m 권 정도로 얕은 여밭이 넓게 형성되어 있다. 그림의 화살표 방향으로 약 15~20m 권의 7m 전후 수심대에서 입질이 잦다. 토끼여를 잘 아는 꾼들은 대부분 들물에만 낚시를 할 정도로 들물 포인트라고들 이야기하지만, 필자의 경험으로는 썰물과 들물이 차이가 없을 정도로 썰물에도 저력을 발휘하는 포인트이다.
필자는 토끼여에서 썰물 잠시 동안의 낚시에서 마릿수 감성돔을 낚은 기억이 많다. 또한 3번 자리는 20m 전후의 가까운 곳은 물론이고 썰물조류가 뻗어주기 시작하면 약 100m가 넘는 지역까지도 광범위하게 공략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낚시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멀리까지 흘러가도 수심대가 10m를 넘지 않는 여밭이 형성되므로 포인트 지형에 대한 감만 잡으면 낚시가 참 재미있는 포인트이다.
토끼여를 찾게 된다면, 포인트 이름처럼 “토껴야” 할 만큼 불편하거나 위험한 포인트는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이동 범위가 넓고 평탄한 부분이 많아서 웬만한 포인트 보다는 더 편하다고 할 수 있고, 낚시자리도 편하게 나오니 좋은 동료들과 함께 내려서 재미있는 포인트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맞이해 보시길 권해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