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계의 유명한 격언이 있습니다. “물고기와 가까운 쪽에서부터 좋은 것을 사용하라”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입니다만, 안타깝게도 국내의 낚시 문화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로드와 릴은 최고급을 선호하면서도, 정작 그 이상으로 중요한 라인이나 루어, 바늘에 대해서는 소모품으로 치부하고 가성비를 따지면서, 중국산 벌크 제품과 이미테이션 제품에 무척 관대한 느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편에는, 물고기와 가장 가깝고, 가장 중요한 미끼에 해당하는 루어와 바늘의 세팅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지금 살펴보는 부시리 캐스팅 낚시는 대단히 제한된 범위의 루어를 사용하는 낚시이며, 그 제한된 범위는 “물에 뜨는” 플로팅 타입의 루어만을 말합니다. 

물론, 물에 가라앉는 타입의 루어를 사용하는 것도 캐스팅 낚시가 될 수 있고, 때로는 그것이 더 효율적인 상황도 있겠습니다만, 꼭 물에 뜨는 타입의 것을 고집하는 것은 사실 어찌 보면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그저 낚시인의 고집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분명히 수면의 루어를 공격하는 부시리의 습성이 있다면, 꼭 그것을 이용해 부시리를 낚고 싶다고요. 

물론 그것이 통하기 힘든 상황도 있겠지만, 물고기를 상대하는 데에 핸디캡을 자처하는 어려운 게임을 굳이 시도해서 성공한다면, 그 어려움만큼 훨씬 진하고 강렬한 기쁨을 맛볼 수 있으니까요.

‘가치관의 척도가 곧 기쁨이 된다’라는 것은 낚시를 대하는 재미를 늘리는 좋은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이번에도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겉보기엔 아주 심플한, 그렇지만 또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물에 뜨는 루어의 세계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지요.

일단 간단하게 “물에 뜨는 루어”라고 해도 여러 가지 종류의 루어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다이빙 펜슬”이라고 불리는 타입의 루어입니다. (이후 “펜슬”이라는 용어로 통칭)
 

► 누가봐도 이름부터 다이빙 펜슬


여러 가지 타입의 루어가 있고, 다양한 액션 방법이 있지만, 현재 가장 효과적이면서 기본이 되는 방식의 액션인 “다이빙 액션”을 위해 고안된 타입의 루어입니다. 

매우 심플한 스틱 형태의 생김새에, 무게중심은 후방에 집중되어 수면에 머리만 내어놓고 수직에 가까운 자세로 떠 있다가, 로드의 움직임에 따라 물속으로 다이빙하여 잠영하는 액션을 내는 타입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바늘은 펜슬의 배 부분과 꼬리 부분, 두 곳에 각각 세팅하게 되어 있으며, 이 세팅된 바늘 역시 액션을 만드는 하나의 부속품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매우 단순한 형태의 루어입니다만, 재질과 생김새에 따라 무척 다른 사용감과 각각 다른 액션을 만들어 내는데, 크게 재질에 따라 각각의 장단점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크게 구분하면 세 가지 정도로 구분이 가능하겠습니다. 고분자 수지 재질의 사출 펜슬과 자연 소재인 나무 재질의 우드 펜슬, 그리고 발포수지 재질입니다.

가장 먼저, 접근이 쉬운 사출 펜슬을 볼까요?

 

 

아무래도 사출 펜슬의 경우 초기 기획, 설계, 및 제작에 필요한 비용이 큰 탓도 있어서인지, 주로 대기업 메이커에서 출시되는 것이 많습니다. 

대부분 내구성이 무척 높은 편이고, 제품 간 큰 편차 없이 균일한 품질을 가지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한, 다른 두 재질 – 우드 및 발포수지 – 에서는 절대 낼 수 없는 투명한 컬러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큰 특징입니다.

 

 

사출 펜슬들이 많이 출시되지 않던 시절만 하더라도 아무래도 우드에 비해 부력이 떨어지고 액션의 다양성이 부족했던 경우가 있었지만, 현재는 제작 기술의 발달로 우드 소재 못지않은 높은 부력의 확보가 가능해지고, 다양한 제품의 출시로 인해 여러 가지 액션의 다양성도 충분해졌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많은 경우 바늘 세팅의 방식에 대한 포용력이 높고, 안정적인 액션의 구현이 수월하며, 그리고 안정적인 공급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드 소재의 펜슬입니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은 종류를 차지하고 있는 소재입니다. 

소재의 특성상, 대기업에서의 대량 생산이 쉽지 않아 중소 규모의 공방 브랜드들에서 주로 생산이 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메인 프로듀서의 기량과 그의 메인 필드, 낚시 스타일이 주로 반영이 되어 제작되지요.

소재의 선정부터, 마무리 코팅 작업까지 모두 사람의 손으로 제작되는 수제품인 이유로 가격이 아무래도 높은 편이며, 사출 펜슬과 같은 대량 생산은 불가능한 관계로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자연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보니 제품에 따라 편차가 있습니다. 
 

 

또한 낚시하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상처가 생기게 되고, 소재의 특성상 습기에 매우 취약하여 소모품적인 성격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 매우 강한 부력을 가지고 있어 일반적으로 사출 펜슬 대비 매우 빠르고 활발한 액션을 내기에 용이합니다만, 반대 급부로 바늘의 세팅이 조금 엄격한 경우가 많고 사용자의 기량이나 태클의 세팅에 따라 사용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  같은 펜슬, 다른 세팅

 

이렇게만 보면 단점투성이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제작자의 의도가 철저하게 반영된 수제품이라는 점과, 희소품의 경우 일반적인 가성비와는 동떨어진 소장 가치가 있어 시장에서 매우 인기가 높은 공방들이 많습니다.

 

 

다음으로는 발포수지 제품인데, 이것은 수지와 우드 소재의 장점을 잘 융합한 제품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우드와 달리 물을 흡수하지 않는 소재의 특성으로 수명이 매우 길고, 천연 소재인 우드 대비 제품 간의 편차가 거의 없습니다. 

또한 사출 제품 대비 우드 계열 수제품의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느낌적인 느낌이군요. 가격대 역시 사출과 우드의 중간 정도 수준으로, 매우 합리적인 소재의 제품입니다. 다만 출시하는 브랜드가 매우 한정적인 것이 아쉬운 점이네요.

또한 극히 일부, 수지와 우드 하이브리드 제품군도 있긴 합니다만, 굳이 분류에 넣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므로 생략하겠습니다.
 

 

간단하게 재질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만, 세상만사 다 그렇듯 절대적으로 이것이 좋다라는 것은 없습니다. 역시 상황에 맞는 루어를 선택하여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죠.

다만, 실제 상황에서의 사용을 염두에 두고 전체적인 비교를 해보자면, 사출 펜슬의 경우 구입이 쉽고 (가격적인 면을 떠나서) 액션을 만들기가 수월한 경향이 있습니다. 

굳이 우드 소재를 고집하여 제대로 테스트되지 않은 우드 제품을 고집하기보다, 시중에서 구하기 쉽고 편안하게 액션을 낼 수 있는 사출 제품을 종류별로 구매하여 구색을 갖춘 후 익숙해지면 검증된 우드 제품도 하나씩 시도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펜슬의 바늘 세팅에 대해서도 한번 살펴볼까요?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펜슬은 바늘이 세팅되지 않은 채로 출시되며, 제조사가 권장하는 형태의 훅 사이즈나 훅의 무게가 패키지에 기재되어 있는 정도가 대다수입니다.

아직도 가장 많은 것은, 일본 OWNER 사의 Cultiva ST-66 이라는 트레블 훅 모델의 호수로 권장 훅을 표기하는 것입니다만 일부 메이커의 경우 훅의 무게를 공지한다던가, 때로는 훅의 형태에 대한 설명까지 공지하는 등, 메이커 권장 사양이라는 것이 조금 더 상세해지는 추세입니다.

이에 대한 이유라면, 일단 기본적으로 펜슬에 달리는 훅의 역할이 그저 대상어의 입을 걸어 붙잡아주는 낚시바늘 본연의 임무 이외에 펜슬의 액션과 사용감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부속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에요.

이전에는 트레블 훅이 만능처럼 쓰였지만, 다른 타입의 훅 세팅이 개발되며 각각의 장단점이 분석이 되고, 각 형태에서 보완되고 또 개량이 되면서 더 이상 트레블 훅이 만능이 아닌 시대가 오면서 바늘 세팅이 펜슬의 액션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인정받고 있는 것이지요.
 

►  각각 싱글 어시스트 훅 / 트윈 어시스트 훅 / 트레블 훅 타입의 세팅

 

바늘의 형태는, 분류의 기준에 따라 방식이 나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세팅되는 훅의 개수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분류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트레블 훅 타입 외에 싱글 훅과 트윈 훅 타입입니다. 여기서 싱글 훅과 트윈 훅의 경우, 바늘 귀에 각각 솔리드 링만 세팅된 형태도 있고, 여러 가지 방식의 어시스트 라인을 이용하여 타잉 된 방식도 있으며, 이 경우 어시스트 라인의 길이 조합도 무척 다양해집니다. 

또한 트윈 훅의 경우 수축 고무로 싱글 훅 두 개를 묶어서 고정하는 형태의 방식도 있는데, 사실 아직까지도 가장 기본이 되는 형태는 누가 뭐라 해도 트레블 훅 타입입니다.

기본이라 이야기하는 이유는, 현재까지는 펜슬을 설계하고 테스트하는 과정이 트레블 훅 세팅을 기준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펜슬 훅 세팅의 기본은 일단 메이커 권장 사양의 바늘과 링을 세팅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만일 트레블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훅을 세팅하고 싶은 경우라면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요? 

물론 여러 가지 사항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늘의 무게입니다.
 

다음의 그림을 한번 볼까요?

 

약간은 극단적으로 표현하긴 했지만, 수면에 수직으로 뜨는 다이빙 펜슬의 경우 가운데 B의 상태가 메이커 권장 사양의 무게의 바늘을 세팅했을 경우입니다. 

A의 상태는 권장 사양보다 무거운 경우이고 C는 가벼운 경우겠군요.

혹자는 100g이 넘는 펜슬에 바늘 무게 1~2g의 차이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각 바늘의 차이가 2g씩 난다면 두 개의 경우 4그램의 차이이고, 바늘 포함 100그램 전후에서 4그램이라면 전체 무게의 4%에 해당하는 차이입니다. 액션에 차이를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요?

그럼 이것이 어떤 차이를 미치는지 조금 구체적으로 한번 살펴볼게요.

기본적인 다이빙 액션을 구사하는 경우, 권장 사양인 B 세팅의 상황입니다.

 

 

수면에 떠 있던 상태에서, 로드웍에 따라 물속으로 잠영을 하고 다시 물 위로 튀어 오르는 액션의 반복인 다이빙 액션의 재현이 자연스럽고 쉬워집니다. 

이것이 권장보다 가벼운 상태인 C 상태라면 어떻게 될까요?

 

 

물 밖으로 많이 나와있는 C 세팅에서는, 그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다이빙 자체가 굉장히 까다로워집니다. 물속으로 들어가는 다이빙이 아닌, 수면에서 미끄러지는 형태의 액션 에러가 나오기가 쉬워요. 더구나 조류가 빠르거나 해면이 거친 상황이라면, 다이빙 액션의 구사가 더욱 힘들어지죠.

그럼, 권장보다 무거운 A 상태에서라면?
 


맨 첫 번째 상황과 비교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이빙 자체는 굉장히 잘됩니다만, 수중 잠영의 깊이 자체가 무척 깊어지고, 부력이 억제되어 있는 이유로 수면까지 떠오르는 시간도 무척 길어지게 됩니다.

다이빙 액션이라기보다는 수중 잠영에 가까운 상태가 되며, 액션의 속도 조절 면에서도 제한적인 측면이 생기게 되지요.

이런 단순한 다이빙 액션의 구사 외에도, 펜슬이 가진 고유한 액션의 변화도 생기겠지만, 단순하게 다이빙 액션의 성립 그 자체만 놓고 본다면 역시 무게에 대한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낚시하는 상황이라는 것은 언제나 매우 변수가 많고, 각각의 세팅에 대해 오히려 좋은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기 때문에, A와 C의 세팅이 잘못된 세팅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기본과 정석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고, 이러한 부분은 실조 경험을 통해 각각의 경향성을 이해하고 오히려 상황에 따라 응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시리라는 대상어를 처음 접하는 경우, 포악스러운 먹이활동과 그 크기, 강렬한 파이팅의 이미지로 인해 섬세함보다는 강력한 채비의 세팅에 우선순위를 두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주 틀린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대형의 부시리 역시 다른 대상어들과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을 살아오며 길러진 높은 경계심으로 매우 예민하고 노련한 상대입니다. 

생각보다 아주 작은 차이로 결정적인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죠. 

앞서 얘기했듯, 굳이 핸디캡을 안고 하는 낚시라면, 조금 더 연구해서 가능성의 확률을 높이려는 노력이 더 큰 기쁨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합니다. 

기왕 하는 낚시, 조금 더 재미있게 즐겨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