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부시리 캐스팅 낚시의 지속
 

어느새 연재의 마지막입니다.

겨울의 한가운데인 지금, 아직도 제주나 왕돌, 거제권 등에서는 부시리 캐스팅 낚시가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만 여러 가지 이유로 출조가 쉽지는 않습니다. 확률도 조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요.
 

 

일 년간 연재를 하며 부시리 캐스팅 낚시에 대해 필요 최소한의 기본적인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아직도 국내에서는 동호인 수로 따졌을 때 그리 메이저에 속하는 낚시도 아니고, 입문을 하기에도 아직도 꽤나 벽이 높고, 입문 후에도 지속적인 출조가 이루어지기는 만만치 않은 분야인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낚시임에도 칼럼 지면을 내주신 어신 편집부에 감사드립니다.
 

 

일반적인 워킹 낚시처럼 마음 내킬 때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역별로 출조 가능한 유어선의 숫자도 다른 낚시 장르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족하죠. 

왕돌초 지역을 제외하면 생각보다도 피크 시즌은 무척 짧고, 그 기간에는 어지간히 유명하다 싶은 배들은 거의 예약이 꽉꽉 차 있고요. 

필자 역시 연말 연초 지금 시즌에는 미리 동료들과 물때표를 보며 선장님들과 통화하며 예약을 미리 잡기 바쁜 시즌입니다. 

사실 이게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평일에도 시간을 좀 편하게 낼 수 있으면 몰라도, 직장인 입장에서 주말을 활용해서 예약을 잡아야 하는데 물때를 고르는 것은 사치이고, 주말 예약 경쟁은 정말 쉽지 않죠. 또 그렇게 힘들게 예약을 잡아도, 왜 꼭 내가 예약한 주말에는 그렇게 태풍이 오는지 참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요즘 같은 불경기에 수도권에서 부시리 주말 출조를 가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참 쉽지 않은 일이고요.

 

 

그런데, 이런 어려움과 귀찮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리 캐스팅 낚시는 재미있습니다.

사실 모든 낚시는 다 재미있습니다. 재미의 종류와 깊이는 다르지만요.

그런데 낚시 그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재미의 깊이라는 것은, 낚시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것보다 낚시인의 낚시를 대하는 자세와 태도에서 얻어지는 부분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낚시라는 취미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에는 정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순수하게 물고기를 대상으로 물고기를 속여서 입에 바늘을 걸고 낚시줄 한 가닥에 의지하여 내 손에 대상어를 올려놓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낚시의 순수한 본질이라고 볼 때, 그리고 그게 심지어 생미끼가 아닌 가짜 미끼를 사용하는 경우, 각각의 단계에서 여러 가지의 노력이 필요하고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시도하고 경험할수록 낚시의 본질적인 매력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의미에서라면 낚시의 종류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자연을 상대로 하는 게임에서 경험으로 한 내 예측이 맞아떨어지는 짜릿함은 피라미나 부시리나 크게 다르지 않아요.

이런 의미에서 경우의 수가 방대하고 난이도가 증가할수록 게임은 어려워지고 성취감은 커지게 마련이죠. 
 


하지만 어쩌면 이것은 좁은 의미에서의 즐거움과 재미입니다. 낚시라는 취미 전반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니까요.
마음이 맞는 동료들을 만나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바다 위에서 호쾌하게 캐스팅하는 그 자체도, 

대상어가 모습을 드러내며 베이트피시를 사냥하는 보일링 장면을 보며 느껴지는 설렘도, 

하루 종일 입질 한번 없이 잠잠한 바다를 원망스레 쳐다보며 아쉬운 마음 가득한 철수길도, 
(아 이건 아닌가?)

멋진 대상어를 만나 기쁨의 사진을 찍고 철수길에 되새겨보는 그 뿌듯함도,

그 모든 것들이 낚시에서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이죠.
 

 

모든 종류의 낚시에서 비슷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지만, 그래도 부시리 캐스팅 낚시가 그 중에서 조금 특별한 부분이라면 경우의 수가 조금 더 많아 난해하고 랜딩 과정이 조금은 더 어렵다는 점입니다.

분명히 쉬울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는 것이 낚시이고 낚시꾼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연이겠죠. 

그런데 또 그렇다고 운에만 맡겨둘 수 없는 것도 낚시입니다. 예로부터, 낚시는 운칠기삼이라 했습니다. 

좋은 상황이라고 해도 대상어를 손에 넣기에는 낚시인의 기술과 노력이 삼할은 필요하다는 것. 

특히 파이팅이라는 측면에서 낚시인의 준비와 기술이 타 낚시 장르 대비 두드러지는 부분이 있겠지요. 

분명히 운 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재미가 있고 노력할 가치가 있고 대상어를 손에 넣었을 때의 짜릿함과 기쁨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들이 이 글을 읽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만, 기왕 입문하셨다면, 일단 조금 더 익숙해지실 때까지 여러 가지 재미를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낚시를 즐기다가 조금 지쳐서 잠시 쉬시는 분이시라면, 역시 조금 내려놓고 가볍게 다시 한번 나가 보시면 좋겠어요.

필자는 가끔 꽝칠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해요. 아니 사람 만한 고기를 노리고 하는 낚시가 어려운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사람 만한 고기가 낚시 갈 때 마다 낚여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 아닌가?
 


요즈음 트렌드로, 다들 빅원을 부르짖습니다만, 낚시는 반드시 성과물을 내어놓아야 하는 기업의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목표 의식은 취미생활을 즐기고 지속하는데 약간의 양념은 될 수 있겠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낚시는 과정을 즐기는 취미니까요. 

과정을 성실하게 즐겁게 열심히 즐기며 간간이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경험을 쌓고 실력을 갖추었을 때, 지금까지 해 온 것이 틀리지 않았다고, 수고했다고, 더 열심히 하라고 주어지는 포상 같은 것이랄까. 

물론 그 포상이 첫 출조의 비기너에게도 떨어지긴 하지만, 열심히 과정을 걸어온 이가 받는 짜릿함을 그 비기너는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아직은 추운 겨울이지만 어느새 날이 풀리고 바다에 보일링이 다시 시작될 봄이 이제 곧입니다.

가볍게 선사 밴드를 둘러보고 예약을 해보시죠.

언젠가 좋은 날 물 위에서 뵙겠습니다. 그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