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온 12도, 참돔 타이라바 서해시즌의 시작
12도는 참돔이 서해에 입성하는 수온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낮은 수온에 참돔은 이미 수온이 빠르게 오르는 얕은 수심의 내만권까지 들어와 있습니다.
12도는 본격적으로 참돔이 낚시에 잡히기 시작하는 수온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12도가 넘어가면 갯지렁이를 끼운 타이라바에 소수의 참돔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탐기에 무수히 찍히는 어군이 진짜 참돔이 맞는 건지 두 마리의 참돔을 낚아내고도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작년 5월 8일 인천 북장자서에서의 얘기입니다. 바로 다음 주에 같은 어군 상에서 낚여 올라오는 참돔들이 늘어나고, 한 주가 더 지나니 생타이에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그 양이 엄청났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그 때 그 어군이 참돔이 맞구나’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 5월 8일의 참돔 어군

► 5월 15일 소나기 입질 속의 참돔 어군 - 1도 정도의 수온 차이에도 참돔의 입질 형태는 확연히 다르다.
참돔은 생각보다 일찍 코앞에 와있다.
제주도 깊은 수심에서 타이라바 낚시가 성행하고 있을 때, 넙치 농어를 노리는 워킹 낚시인의 미노우에 대형급의 참돔이 연달아 낚여 올라옵니다.
여서도권 깊은 수심에서 참돔 낚시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도 모도 등의 내만권에서 하루 중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참돔의 먹이 활동이 시작됩니다.
서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을에 떨어지는 수온을 피해 외연도로 어청도로 점점 멀어져 갔던 참돔은 봄이 되면 반대로 먼 어청도, 외연도부터 잡히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연안과 가까운 연도와 한여에서 먼저 시작됩니다.
먹이 활동이 간헐적으로 시작되는 수온 12도가 되기 전부터 참돔은 이미 발 앞까지 들어와 하루 중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먹이활동을 하며 수온이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회의 시작 끝썰
연안에서 데워진 물이 빠져나가는, 그래서 수온이 최고조에 이르는 물때는 간조가 되기 직전인 썰물의 끝자락 끝썰물입니다.
올해도 4월 22일 연도에서 끝썰물에 첫 참돔을 낚을 수 있었습니다. 만조 무렵 수온이 12.3도 끝썰물에 수온이 12.9도였습니다.
0.6도의 수온 차이에 어탐에만 찍힐 뿐 입을 닫았던 참돔이 거짓말처럼 짧은 시간 동안 여기저기서 낚여 올라왔습니다.
한주가 더 지나 수온이 13.5도를 기록하자 참돔은 끝썰뿐 아니라 중썰과 중들물 그리고 끝들물 까지도 먹이 활동 시간을 늘렸고 수온이 14도가 넘어가자 조류와 상관없이 해창시간이 되면 여지없이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의 물때와 한달의 물때
하루에 간조와 만조가 각 두 번씩 있듯이 한 달에도 사리와 조금이 각 두 번씩 있습니다.
하루 안에서 끝썰물이 유리한 시기는 저수온기인데, 이 시기에는 한 달의 물때를 놓고 봐도 끝썰물의 개념과 같은 조금에 가까운 약한 물때에서 좋은 조황을 보여줍니다.
이유는 위의 끝썰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물고기에게는 절대적인 조건인 수온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참돔뿐 아니라 넙치(광어)나 주꾸미 등도 물의 세기가 비슷한 무시의 전날과 다음날을 비교해 보면 전날의 조황이 두 배 가까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이틀을 기점으로 조과가 반 토막이 나는 것이죠. 찬 수온을 좋아하는 우럭이나 노래미는 오히려 죽는 물때보다 살아나는 물때에서 조과가 올라갑니다.
표층 수온은 미미하게 변화할지 몰라도 속물의 수온은 고기가 입을 닫거나 열 정도로 더 영향을 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고수온기가 되면 반대의 양상이 나타납니다. 살아나는 물에 반응이 확연히 좋다면 내만의 수온이 많이 높다는 의미이고 점점 먼바다에서 참돔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 4월말경 수온이 최고조에 오른 끝썰물에 나온 단 한마리의 참돔
민물
서해에서 저수온기에 대표적으로 참돔이 낚여 올라오는 포인트를 두 군데 꼽자면 군산 연도와 인천 북장자서입니다.
두 곳의 공통점은 만과 물골입니다. 반도의 형태로 튀어나와 있는 태안반도 앞 수온은 5월 9일 현재 10도를 넘지 못합니다.
한참 참돔이 낚이고 있는 연도권보다 5도나 낮은 수온을 보입니다.
그만큼 오목하게 들어간 만 형태의 지형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심과 바람을 막아주는 지형 덕분에 수온이 빠르게 오릅니다.
거기에 더해 큰 물줄기가 들어오는 물골을 끼고 있으면 참돔이 가장 먼저 들어오는 여건을 갖추게 됩니다.
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연도는 장항으로 나오는 금강 하구에 가깝게 위치하고 북장자서는 한강과 시화호, 평택아산호 등 민물 줄기와 가깝게 위치한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김포 아라뱃길 수로가 생긴 이후로 인천권에 참돔 개체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체감됩니다.
민물의 유입지역은 바다 밑바닥의 해저 생태가 좋고 이를 먹잇감으로 삼는 참돔의 서식에 적합하기 때문이라 추측합니다.
인천의 두족류 자원이 늘어나는 것도 지속적인 방류의 영향도 있겠지만 민물과 연결되어 있는 갯뻘 생태계가 건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용섬도 천수만이라는 큰 만에서 연결되는 섬으로 물골과 연결되는 섬이기에 일찍부터 참돔이 낚이고, 말도를 필두로 하는 고군산군도 또한 만경강과 동진강이 내려오는 커다란 만을 끼고 있어 저수온기에 주된 포인트 중에 하나입니다.
이를 토대로 유추해볼 수 있는 것처럼 민물과 맞닿는 곳에 참돔이 가장 먼저 위치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안입니다.

► 만경강과 동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지역에 위치한 고군산군도

► 천수만과 용섬, 금강과 연도

► 김포 아라뱃길 물골과 북장자서, 자월도 - 참돔은 철저하게 물골을 타는 어종인데 그 물골이 민물과 연결이 되는 물골이라면 참돔을 낚을 확률이 매우 높다.
저수온시기 생미끼가 답인가?
아직 수온이 낮은 시기, 특히 참돔의 입질이 바닥층에서만 집중되는 시기에는 갯지렁이를 끼워서 움직임을 최소화시켜주는 것이 조과에 유리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기라고 하여 생미끼 없이 낚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바닥층을 잘 공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낚시를 한다면 루어만으로도 충분히 대상어를 낚아낼 수 있습니다.
스피닝 로드를 이용해 캐스팅을 하여 리트리브를 한다면 타이라바는 바닥을 스치듯 움직이며 바닥권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참돔을 유혹할 수 있고, 수직적인 리트리브를 한다면 입질 수심층을 벗어나지 않도록 느리고 반복적인 리트리브를 통해 끈질기게 바닥층을 공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미끼의 유무 보다는 속도가 먼저
수온이 낮은 상황에서 잘 생기는 상황이 숏바이트입니다.
잠시 타이라비를 잡아당기다가 가버리는 입질이나 돌리고 있던 핸들에 무게감만 살짝 더했다가 가버리는 입질, 고패질이나 리트리브 도중 툭 한번 때리고 마는 입질, 드랙이 풀릴 정도로 입질은 들어왔는데 끝내 반전하지 않고 가버리는데 같은 입질에 챔질을 해도 걸리지 않는 경우 등 참돔은 분명 많은데 약이 오를 정도로 잡히지 않는 경우가 저수온기에 자주 발생합니다.
이럴 때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하는 것이 타이라바의 속도입니다. 루어낚시의 패턴은 대상어가 반응하는 수심에서 대상어가 반응하는 속도로 루어를 움직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수온기 참돔을 공략하는 수심을 바닥권으로 특정해두면 결국 ‘숏바이트의 원인은 속도에 있다’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수온에 따라서도 참돔이 반응할 수 있는 속도가 달라질 것이고, 조류의 세기에 따라서도 저수온이다 보니 참돔의 움직임에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약오르는 입질을 받았다면 조류가 센 상황에 헤드가 너무 가볍기 때문에 바닥층으로 유영해오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또는 헤드가 너무 무겁기 때문에 조류를 뚫고 유영하는 속도를 참돔이 쫓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이는 타이의 형태나 색상을 바꾸어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헤드의 중량을 사용하고 있는 것보다 무겁거나 가벼운 것으로 교체해 보고 지금 하고 있는 낚시의 속도보다 빠르게 혹은 느리게 변화를 주면서 참돔이 물고 시원하게 반전하는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바늘에 걸릴 수 있는 속도를 찾아내야 합니다.
저수온기는 길지 않습니다. 수온이 15도 정도 오르면 리트리브에 반응하는 개체가 늘어나고 바닥에서 벗어난 중층에서도 참돔의 입질이 이어집니다.
그때부터는 완연한 타이라바의 시즌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배스낚시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참돔이 움직이고 좋아하는 수온이 배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0도 정도면 움직이기 시작하고 18도 정도면 바닥에서만 다니는 게 아니라 중층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며 25도 정도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 이상이 되면 힘들어합니다. 특히 큰 개체일수록 추위에 강하고 작은 개체일수록 더위에 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