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에돔 입질(어신)은 어떻게 파악하는지 이 부분에 대해 간단히 짚어볼까 한다.  


 

#. 어신찌가 주는 정보

기존에 감성돔 낚시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습관적으로 어신찌를 보게 된다. 그러나 벵에돔 낚시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과감히 버리길 바란다. 

물론, 찌를 보고 어신을 감지할 순 있지만, 언제나 그런 상황인 것은 아니다. 

릴 찌낚시에서 '찌'는 어신을 알려주는 전령사임이 틀림없지만, 찌는 어신 말고도 더 많은 정보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특히, 부력이 정확한 좋은 찌라면 더욱 그럴 텐데, 이를테면 아래와 같다.


 

- 미끼가 바닥에 닿았을 때 → 수면 아래로 살짝 잠긴 채 흐르던 찌 톱이 수면 밖으로 조금 올라온다.

- (조류가 흐르는 상황에서) 바늘이 수중여나 해초에 걸렸을 때 → 찌가 서서히 잠긴다.

- 와류, 용승조류, 강한 반탄류를 만났을 때 → 찌는 마치 입질 받은 것처럼 가라앉는다.

- 잡어가 미끼를 건드릴 때 → 찌가 살짝 흔들리다 말기도 하며, 수면 아래 잠겼다 올라오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 대상어가 예민하게 입질할 때 → 마치 밑걸림처럼 찌가 깜빡거리며 잠긴다.

 

 

이 밖에 몇 가지 형태가 있는데 대게 초심자일수록 찌에서 읽어내는 묘수는 많지 않다. 찌가 물속에 잠기느냐, 혹은 잠기지 않느냐 정도로만 보기 때문에 찌가 주는 많은 정보를 읽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경험 많은 꾼들은 찌의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다. 

가령, 잘 흐르던 찌에 미세한 변화가 있었다면, 눈에 보이지만 않았을 뿐, 물속 아래에서 유유히 흐르던 바늘(미끼)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므로 그 지점을 기억하고 지형을 파악하는 힌트를 얻는다.

 

그런데 그 '어떤 변화'가 벵에돔의 입질이었다면 어떻게 될까? 

하루 종일 약은 입질에 어신도 못 보면서 '오늘은 입질 없다.'라는 무책임한 결론을 지으며 낚시를 마무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찌에 대한 의존을 과감히 낮추길 권하고 싶다. 찌를 보지 않으면서 어떻게 입질을 파악할 수 있을까? 아래 사진을 보도록 하자. 

 

 

#. 단계별 벵에돔 입질 파악하기

STEP 1 : 수중쿠션을 통해 입질을 파악한다.

캐스팅하면 수중쿠션이 곧바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목줄이 정렬되는 20~30초 동안 수중쿠션은 찌 밑에 붙어 있어야 정상이다. 

이때는 바늘과 미끼가 서서히 가라앉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목줄이 정렬되고 수중쿠션은 바늘과 미끼의 하중을 받고 서서히 가라앉는다. 

 

만약, 목줄이 정렬되기도 전에 수중쿠션이 움직인다면 그건 뭘까? 다름 아닌 입질이다. 목줄이 정렬되기도 전에 입질이 들어온 것이다. 

다만, 이때도 입질이 수중쿠션에 완벽하게 전달되려면 목줄이 펴진 상태에서 받아내야 한다. 그래서 캐스팅 직후 뒷줄을 잡아 서밍(브레이크)를 걸거나 혹은 찌가 수면에 착수되면 릴을 2~3바퀴 감아서 목줄을 완전히 펴주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어쨌든 채비가 내리는 과정에서 벵에돔의 입질을 받는다면 가장 먼저 변화가 오는 곳은 수중쿠션이다. 

천천히 가라앉던 수중쿠션이 갑자기 빨라지거나 묘한 움직임을 보이면, 입질로 보고 가벼운 챔질로 낚아내야 한다.

 

 

STEP 2 : 어신찌를 통해 입질을 파악한다.

 

어신찌를 통해 입질을 파악하는 것은 수중쿠션을 맨눈으로 관찰할 수 없을 때 하는 일이다. 수중쿠션이 3m 이상 가라앉으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그때부터는 찌를 보고 어신을 감지하는데 문제는 어신이 얼마나 잘 표현되느냐일 것이다. 긴꼬리벵에돔이나 먹성 좋은 벵에돔이면 찌가 시원하게 입수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더 많다. 

 

가만히 물고만 있거나 물었다가 뱉었다가 하면, 찌는 미동 없이 그 자리에 있을 뿐이고, 우리는 입질이 없다며 채비를 거두려 할 것이다. 

벵에돔은 시원하게 가져갈 때도 있지만, 잡어 입질처럼 깜빡이면서 들어갈 때가 더 많다. 그럴 땐 챔질 타이밍을 빨리해 보거나 혹은 조금 느리게 하면서 어떻게 하면 입술에 잘 걸릴지 그날 상황에 맞는 챔질 타이밍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도 좀처럼 시원한 입질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마냥 찌가 들어가기만을 기다릴 게 아니라 낚싯대를 아주 천천히 들어 올려 강한 본신을 유도하는 방법이 있다.

 

 

STEP 3 : 초릿대 끝 원줄의 움직임으로 어신을 파악한다.

 

낚시를 하다 보면 찌를 통해 묘수를 읽을 상황이 뜻밖에 많지 않다. 일출과 일몰 시각에 각각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고 낚시한다면, 역광으로 인해 찌를 거의 볼 수 없다. 

이때는 편광안경도 소용없고 오로지 대 끝의 감각으로만 낚아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럴 때 가장 효과적인 입질 파악 방법은 초릿대 끝부분에서 나가는 원줄을 살피는 것이다.

 

입질이라면 축 늘어진 원줄이 자동으로 펴지면서 초릿대를 잡아당길 것이다. 그럼 순간 놀라서 반사적으로 챔질한다. 

그런데 베일은 열려 있다. 릴은 헛바퀴를 돌 것이며, 순간적으로 풀려나간 원줄끼리 뒤엉키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니 언제 들어올지 모를 입질에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 

 

초릿대 끝으로 방출된 원줄은 적당히 긴장감만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너무 느슨히 풀면 입질이 왔을 때 대응이 느려 챔질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찌는 보이지 않아도 입질이 온 순간 늘어진 원줄이 갑자기 펴진다. 조금 지나면 초릿대까지 쿡쿡하고 반응이 오는데 너무 늦게 알아차리면 대상어가 이물감을 느껴 뱉어버릴 수도 있으니 될 수 있으면 초릿대 끝 나가는 줄 모양을 보고 줄이 갑자기 움직이거나 펴지는 느낌이 들면 챔질하자. 

 

 

STEP 4 : 스풀을 누른 손가락에 신경을 집중하자.

 

이제는 수중쿠션도 안 보인다. 찌도 안 보인다. 심지어 초릿대 끝 낚싯줄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분명 있다. 

특히, 동틀 무렵, 혹은 해가 지고 난 후 전자찌를 킬 때가 오면 눈앞이 침침해 내 원줄이 어디로 나가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또한, 한낮에 햇빛이 너무 강해 수면에 난반사를 일으킬 때도 그러하다. 


이럴 때는 릴을 2~3바퀴 감아 채비에 긴장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베일을 열고 어신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원줄이 후루룩 나갈 때가 있다. 참돔, 부시리, 그리고 씨알 좋은 긴꼬리벵에돔인 경우 스풀에 댄 손가락을 치고 나갈 만큼 경쾌한 입질이 들어온다. 

예민한 입질이라면, 20~30cm 정도의 원줄만 따르륵 풀리고 마는 현상을 보이는데 어느 쪽이든 원줄 풀리는 속도에 변화가 생기면 입질로 간주하고 챔질부터 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사실 스풀에 댄 손가락으로 입질을 파악하는 것은 상당히 늦다. 생각해 보면 어신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소품일수록 대상어와의 거리도 가깝다. 

그래서 수중쿠션의 변화는 대상어의 입질을 가장 빨리 알려주는 소품이다. 그 다음으로 찌가 어신을 알려주며, 찌가 들어간 뒤에는 원줄이 펴진다. 
 

원줄이 펴지면 초릿대가 움직이는데 여기까지 왔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나의 낚시 신경이 아둔하고 늦다는 증거다. 

활성도만 좋다면, 어떤 어신이든 받아내는 데 문제는 없지만, 대상어가 예민해진 상태라면, 줄 가져가는 입질은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 전에 미끼를 뱉거나 먹더라도 고개를 틀지 않을 것이며, 그러면 줄도 살짝 움직이기만 할 뿐 펴지지 않을 것이다. 

 

사용자가 어신을 늦게 감지할수록 모처럼 받은 입질을 놓칠 확률이 높다. 대상어가 먹이를 완전히 흡입하면 고개를 틀어 은신처나 조류반대 방향으로 달아나는데 이때 원줄이 펴지고 풀려나가게 된다. 우리가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는 스풀을 통해서 말이다. 스풀은 어신을 전달하는 매개체 중 가장 후방에 있는 소품이다.
 

될 수 있으면, 위에 설명한 STEP 4보다 STEP 3선에서 어신을 캐치하는 것이 좋다. 

동해와 남해 내만권의 벵에돔 낚시는 STEP 1의 방법으로 입질을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긴꼬리벵에돔의 어신 파악은 STEP 3과 STEP 4가 많은 편이다. 

어느 쪽이라도 벵에돔 낚시에서는 찌만 보는 걸 권하지 않는다. 찌보다는 수중쿠션이나 원줄 움직임을 보고 입질을 파악하는 요령을 빨리 깨우치는 것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