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뜬금없지만 인류 문명과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달하게 된 계기를 살펴보자면 불의 발견, 철의 사용, 금속활자, 만유인력의 법칙, 종의 기원 출간, 증기기관, 백신의 출현, 스마트폰의 등장, AI의 발전 등 수많은 혁신과 혁명이 인간의 삶을 좀 더 발전시켰으며 윤택하게 만들었고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낚시에서는 어떨까. 나일론 낚싯줄, 합금 바늘, 카본 낚싯대 등 주로 소재의 발전에 따른 혁신이 주를 이루었고 그에 따라 낚시는 꾸준히 발전해 왔다.
하지만 최근 낚시의 모든 것을 바꾸는 게임체인저의 등장으로 낚시계는 일대 혁신을 맞고 있다. 그것은 바로 급속도로 발전한 어군탐지기
과연 이 어군탐지기는 어떻게 낚시를 바꿀 것인가
라이브 어군탐지기의 등장
어군탐지기는 물고기를 물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이다. 이 어군탐지기의 이전 명칭은 뎁스파인더(Depth finder)로 말 그대로 수심을 알려주는 도구였다.
이 뎁스파인더에 장착된 센서가 물아래로 초음파를 쏘면 부딪혀 돌아오는 신호를 화면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표현하는 장치였으며 지금도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장치라 할 수 있다.(이 글에서는 편의상 이런 어군탐지기를 2D 어군탐지기라 명함).

2D 어군탐지기로 확인된 물고기
지금도 먼바다를 나가 물고기를 잡는 원양어선, 근해에서 낚시하는 낚시어선 등 대부분의 선박이 2D 어군탐지기를 사용하고 있으나, 2018년에 주목할 만한 새로운 어군탐지기가 등장하였다.
그것은 바로 라이브 어군탐지기

필자의 보트에 장착된 라이브 어군탐지기 (1)

필자의 보트에 장착된 라이브 어군탐지기 (2)
2018년 미국 최대의 피싱쇼인 ICAST에서 Best of Show를 수상한 Garmin의 Panoptix Livescope라 불렸던 라이브 어군탐지기의 등장은 출시와 동시에 모든 루어 낚시인의 호기심을 온몸에 받았으며 나 역시 출시되자마자 바로 구매할 정도로 기대가 높은 제품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 낚시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라이브 어군탐지기 센서
과거의 영상에서 현재의 영상으로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말 그대로 “LIVE” 현재를 보여주는 어군탐지기다. 내가 지금 보고자 하는 지역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일단 이것을 이해하려면 일단 이전의 2D 어군탐지기가 과거의 모습을, 라이브스코프가 현재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여야 한다.
2D 어군탐지기는 초음파를 쏘아서 받아들인 그 신호가 화면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오는 것으로 그것은 과거의 영상이다.
즉 어군탐지기의 화면 우측에서 좌측으로 영상이 흘러가면서 바닥이나 장애물에 떠 있던 물고기나 장애물이 찍혀 화면에 나오지만, 만약 보트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거나, 화면 속에 찍혔던 갈매기 모양의 물고기가 움직인다면 2D 어군탐지기는 왜곡된 영상을 보여준다.
실제 물속과 다른 모습이 화면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물고기가 어디로 이동했는지, 정확한 지형은 어떻게 알아내는 것일까?
그것은 상상의 영역이고 예측의 범위이다.
예전 잡지나 블로그, 심지어 토너먼트 리포트에서의 그 화려한 어군탐지기 해석은 다 그럴듯한 상상이고 예측이었다.
2D 어군탐지기에서 좀 더 발전한 사이드 이미징이나 360도 역시 과거의 영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물고기가 포인트에 가만히 있는다는 가정하에 물고기를 볼 수 있으나 과거의 영상이기 때문에 그것은 100% 정확하다 할 수 없다.

2D 어군탐지기에서 발전한 사이드, 다운 이미징 처리기술
하지만 이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실시간의 2차원 영상이다. 즉, 초음파에 찍힌 물고기가 위로 움직이면 실시간으로 물속을 보듯 위로 움직이는 게 보인다.
또한 그 배스를 노리기 위한 내 루어의 움직임도 보이기에 그 움직이는 배스의 눈앞에 내 루어를 가져다 놓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라이브 어군탐지기에 포착된 배스어군
배스 낚시의 근간을 흔들다
최근 미국 메이져리그 피싱 (MLF) 홈페이지에 흥미로운 칼럼이 올라왔다. “Everything you thought you knew about bass fishing … is wrong?” 즉 번역하자면 “당신이 배스 낚시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틀렸던 것인가요?”라는 뜻으로, 라이브 어군탐지기가 배스 낚시 토너먼트에 끼친 영향을 탑 프로들이 이야기하는 칼럼이다.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케빈밴담, 제이콥윌러, 브렌트 일러가 각각의 회사 제품들을 사용하고 느낀 점, 그리고 라이브 어군탐지기가 낚시에 미친 영향을 말하는 것으로 특히 배스 낚시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케빈밴담은 “이제 라이브 어군탐지기가 없는 낚시는 생각할 수 없다.
이것은 내 32년 토너먼트 인생 중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사실이라고 믿었던 것이 거짓으로 나타나기도 했다”라며 라이브 어군탐지기가 그간 자신이 해왔던 낚시에 큰 변화를 준 제품으로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라이브 어군탐지기가 보여주는 물속 세상은 몇백 년간 이어져 오던 배스 낚시의 정석, 통념 등을 상상과 거짓 없이 모두 리얼하게 진실로 보여주었으며 이제는 기존에 알려졌던 배스 낚시 방법, 배스의 생태, 포인트 탐색과 루어의 운용, 어군탐지기의 운용법 등이 이 라이브 어군탐지기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다시 작성되어야 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라이브 어군탐지기 삼국지
이러한 놀라운 라이브 어군탐지기가 나오면서 기존 로렌스와 허밍버드가 양분하던 어군탐지기 시장이 일대 혁신을 맞게 되었다. 물꼬를 튼 건 먼저 가민.
가민은 예전부터 GPS 기재로 유명한 미국의 군수업체로 해양 부문에는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라이브 어군탐지기를 상용화했으며 자동 등고선 제작을 무기로 지도 제작 기능을 무료로 배포하는 등 기존의 어군탐지기 시장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가민이 만든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바로 라이브스코프(Livescope). 가장 많은 유저를 가지고 있고 라이브스코프는 라이브 어군탐지기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기존 어군탐지기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던 로렌스 역시 액티브 타겟(Active Target) 이라는 제품으로 응수하였고 현재 기존 로렌스 어군탐지기와의 호환에 힘입어 매우 빠르게 가민의 시장을 점유율을 뺏어오고 있는 중이다.

로렌스 액티브 타겟의 라이브 이미지.
좌측 아래 유영하는 물고기가 보인다
마지막으로 가장 늦게 라이브 어군탐지기 시장에 뛰어든 허밍버드는 기존 메가 시리즈와 결합하여 메가 라이브(Mega Live)를 선보였다.
로렌스와 마찬가지로 허밍버드 제품과 연동이 매우 간단하며 특히 허밍버드와 궁합이 좋은 민코타의 트롤링 모터에 딱 맞는 액세서리를 개발하여 민코타 유저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라이브 어군탐지기에 대한 말,말,말
2021년에 열린 미국 메이져 리그 피싱(MLF) REDCREST 2021 Eufaula 호수 토너먼트에서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라이브 어군탐지기만을 응시하면서 그 화면 내 움직이는 배스, 루어만 응시한 채 낚시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고 1, 2, 3, 4위가 모두 이 방법으로 배스를 낚아 순위에 올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오죽하면 MLF의 칼럼에서도 화제이자 문제(?)로 이슈 되었는지 “Bass Gaming Live: The Next Step in ‘Video Game Fishing’?” 이라는 칼럼을 통해 “이제 토너먼트 방송 시청자는 오로지 화면만 주시하면서 낚시를 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는 것에 지쳤다. 이제는 그 화면을 보여줘야 할 때다”라는 뼈 있는 말을 던지기도 하였다.
일본 역시 2022년 1전 온가강(遠賀川)에서 열린 JB TOP 50에서 시작과 동시에 특정 최상류 포인트에서 대부분이 라이브 어군탐지기에 의존해 낚시가 시작되었으며 한국 토너먼트 역시 안동호의 배스 개체 수 감소로 인한 특정 포인트 라이브 어군탐지기 낚시가 유행하고 있다.
이러한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현재 토너먼트를 획일화, 단순화, 황폐화한다는 의견과 토너먼트를 더욱 발전시킨다는 의견, 이 완전히 반대되는 두 가지 의견으로 팽팽하게 나뉘고 있다.
출시된 지 불과 5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갈등은 이제 미국, 일본, 한국을 넘어 전 세계 낚시판에서 벌어지는 추세라 할 수 있다.
배스를 넘어 선상, 붕어낚시까지
이제 이 라이브스코프는 배스 토너먼트의 굴레를 벗어 일반 카약, 밸리보트 유저들도 즐겨 사용하고 있고 그 조과 역시 매우 놀랍다.
특히 배스들이 스쿨링되거나 많이 움직이지 않는 저활성도나 저수온기에 다른 낚시에 비해 압도적인 조과를 올려준다.
한 해에 50센티미터가 넘는 배스를 100마리 넘게 잡는 걸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가.
하지만 나는 2020년 1월, 2월 합천호에서 두 달 만에 이미 60마리가 넘는 런커를 잡았으며 영하의 날씨를 기록하는 지금도 카약, 밸리 보터들은 동력 선상이 들어갈 수 없는 대형 호수에서 비디오 게임을 하듯 화면 속 런커를 보면서 신나게 배스를 잡아내고 있다.

필자가 라이브 어군탐지기를 사용하는 모습 (1)

필자가 라이브 어군탐지기를 사용하는 모습 (2)
이러한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이제 바다 선상낚시, 붕어 보트 낚시에까지 도입이 되고 있다.
어떤 보트보다 빨리 어군을 찾을 수 있고, 그물이나 어장줄 같이 기존 2D 어군탐지기로 해석하기 애매했던 장애물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또한 어초에 고기가 얼마나 있는지, 활성도가 얼마나 높은지도 단번에 파악할 수 있어 고기가 나올 때까지 채비 뜯겨가며 기다릴 필요가 없어지고 낚시의 효율도 매우 높아졌다.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기다리는 붕어낚시는 물론이고, 붕어 보트를 타고 어군을 찾아다니는 붕어 보트 낚시라면 떼 고기는 시간문제이다.
집어라는 개념을 완전히 깨버리는 속공 낚시라는 글들이 이제는 붕어낚시 카페에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몇백 년간 이어져 온 붕어낚시 틀까지 부숴버리고 있는 것이 바로 라이브 어군탐지기의 위력이다.
라이브 어군탐지기, 만능은 아니다
라이브 어군탐지기를 접한 프로선수들이나 일반유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이제는 이것 없이 낚시하기 힘들다는 것.
분명히 낚시의 판도를 바꿀 특이점이자 게임체인저로 라이브 어군탐지기를 지목하지만 실상 그리 유쾌하거나 장밋빛 미래만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 단점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낚시에서의 장점이라면, 그간 잡아내지 못했던 배스를 찾아내고 잡아낼 수 있다는 것, 또한 그것으로 인해 배스의 4계절 생태와 행동 양상을 과학적으로 유추해낼 수 있으며, 이제는 민물을 넘어 바다로 넘어간다면 주꾸미부터 빅게임까지 무궁무진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 반대로 단점이라면, 낚시가 가져다주는 원초적인 즐거움이 적어지고 전방을 주시하지 않아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며 보트 낚시에 주로 국한이 되기에 워킹 낚시 등 다양하게 사용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가장 큰 단점으로 라이브 어군탐지기 일변도의 낚시가 낚시의 다양성을 제한시키고 재미마저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라이브 어군탐지기의 미래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물속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실시간으로 내 루어와 물고기를 보여준다.
처음에 그것을 활용해 고기를 낚았을 때 그 황홀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오래 사용하면 할수록 그간 생각해왔던 루어낚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다양하게 화려하게 제작되던 루어는 이제 좀 더 어군탐지기에 잘 보이게 디자인되고 수십 미터씩 캐스팅하여 어군을 찾던 낚시는 이제 고작 소나 각도 20도, 전방 약 20m만을 보여주는 작은 화면에 눈이 고정된다.
분명히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할 것이다. 현재의 20도 각도에서 더 넓어지고 2차원 화면이 아닌 3차원 수중 화면으로 발전될 것이다.
하지만 라이브 어군탐지기가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는 만큼 낚시의 기법이나 루어도 발전되어 갈까?
라이브 어군탐지기는 앞서 말한 낚시 관련 논란의 중심에 있음은 틀림없다.
아직은 좀 더 지켜보고 생각해 보는 “변화의 과도기”가 아닐까 생각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